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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간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군사·재정 지원에 대한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요구해 온 광물 협정이 곧 타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특사는 23일(현지시각) CNN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와의 광물 협상 상황에 대해 "난 이번 주 합의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여러분은 지난주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합의를 망설이는 것을 봤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우크라이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양국이 우크라이나의 천연자원을 함께 개발하는 경제협력 방안을 제시 해왔습니다.
그러나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시한 협정문의 첫 초안엔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 내용이 담기지 않았고,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서명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독재자"라고 부르며 맹비난했지만, 이후 협상을 계속해 왔습니다.
뉴욕타임스(NYT)가 확보해 전날 보도한 21일 자 협정문 초안에는 우크라이나가 광물, 가스, 원유 등 천연자원뿐 아니라 항만과 다른 기반 시설에서 창출하는 수입의 절반을 미국에 넘긴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자원 수입은 미국이 100% 지분을 갖게 되는 기금에 투입되고, 우크라이나는 기금액이 5천억 달러(약 720조 원)에 이를 때까지 계속 돈을 넣어야 한다는 내용입니다.
우크라이나가 현재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돌려받을 경우 수복한 영토에서 발생하는 자원 수입은 절반이 아닌 66%를 미국의 기금에 제공해야 합니다.
NYT는 우크라이나가 지난해 자원을 이용해 얻은 수입은 11억 달러에 불과했으며, 5천억 달러는 미국이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에 지원·약속한 금액의 4배를 넘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더욱이 21일 자 초안 역시 젤렌스키 대통령이 서명을 거부한 이전 초안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가 받을 수 있는 구체적인 안보 보장을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초안에 안보 보장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확인하면서도 협정이 미국의 보장을 암시(implicit guarantee)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현지에 자산이 많을수록, 미국이 우크라이나 경제의 미래 안녕에 두는 이해관계가 클수록 우크라이나 국민을 위한 안보가 강화된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압박이 계속되자 우크라이나도 협상 체결로 기우는 분위기입니다.
AP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이 10세대에 걸쳐 갚아야 할 무엇에 서명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협정 체결을) 강요받고 그것 없이 할 수 없다면 우리는 아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오늘 저녁 부로 5천억 달러는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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