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불경기로 경제난을 겪고 있는 아르헨티나에서 상원의원들이 기습적으로 자신들의 월급을 170% 셀프 인상해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현지 매체 페르필에 따르면 상원의원의 셀프 월급 인상 거수투표에 든 시간은 단 6초였고, 50초 만에 모든 절차가 끝났습니다.
이로써 상원의원의 월급은 세후 170만 페소(263만원)에서 두달 만에 450만페소(700만원) 수준으로 2배 반 이상으로 인상됐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지난 두달간 누적 물가상승률은 26%입니다.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기득권, 기성 정치인은 원래 이렇게 행동한다"면서 "유일하게 반대한 이들은 여당의 상원의원 7명이며, 2025년 총선에서 역사적인 압승을 할 것이다"라고 여당을 추켜세웠습니다.
그러나 이후에 여당 의원들도 표결에서 찬성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상원 의원들의 셀프 월급 인상 보도 뒤 여당 자유전진당과 친여당인 제2야당 공화제안당은 각각 소속 상원의원들이 거수투표에 손을 들지 않아 반대했다고 발표했으나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모든 정당은 이미 전날 상원의원 월급 인상안에 사전 동의했으며, 이는 밀레이 대통령과 빅토리아 비야루엘 부통령이자 상원의장도 알고 있던 사실이었다고 여당인 자유전진당 에세키엘 아타우체 상원 원내대표가 TV 인터뷰에서 말했습니다.
즉, 여당·야당을 떠나서 상원의원들이 월급 인상을 위해 똘똘 뭉쳐서 투표 기록이 정확하게 남지 않게 하기 위해 토론도 거치지 않고 거수방식을 택해 단 6초 만에 안건을 통과시켜버린 겁니다.
비록 일부 상원의원은 손을 들지 않았으나, 국회 규정상 거수투표의 경우 반대는 반드시 손을 들고 큰 목소리로 말을 해야 하는데 그 누구도 이의를 신청하지 않아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처리됐습니다.
또 안건이 통과된 후에 모든 정당이 관련 서류에 서명한 것으로 밝혀져 그 누구도 셀프 월급 인상에 반대하지 않았다는 것이 들통났습니다.
일부 상원의원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나. 경제 위기인데 사회적 공감 능력이 떨어진다'라고 말했으나 후에 해당 의원들이 손을 들며 찬성한 동영상이 SNS에서 퍼지자 급히 말을 바꾸는 촌극도 일었습니다.
불과 하루 전에 대통령실 마누엘 아도르니 대변인이 차관보에서 차관으로 승진하면서 월급이 인상됐다는 뉴스에 격한 비판을 쏟아낸 야당 인사들도 셀프 월급 인상에 찬성한 것으로 드러나 비난을 면치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시민은 "노사가 합의한 월급 인상 45%도 물가상승률보다 높다고 정부는 승인해 주지 않았고, 누적 물가상승률이 지난 4개월간 90%가 넘는데도 불구하고 은퇴자 연금은 고작 20%도 안 올려줬으면서 어떻게 상원의원들은 뻔뻔하게 월급을 셀프 인상하는지 모르겠다"며 격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아르헨티나 #국회의원 #월급 #셀프 #인상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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