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용열차 '태양호'를 이용해 철길을 따라 러시아를 향하는 것으로 11일 포착되면서 이동 경로와 방러 일정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2019년 4월 김 위원장 러시아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그의 전용 열차 '태양호'가 평양에서 북동쪽 블라디보스토크 방향으로 출발했습니다.
평양에서 목적지로 추정되는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거리는 1천200㎞ 정도인데, 열악한 철도 사정으로 느린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2019년 당시엔 하루 가까이 소요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번에는 평양 출발 시간이 지난 10일 오후인 것으로 알려져, 이르면 만 하루가 지난 이날 밤, 늦어도 12일 중에는 도착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크렘린궁은 11일 브리핑에서 "김 위원장이 수일 내 러시아에 찾아올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움직이는 집무실'로 불리는 태양호는 방탄 기능과 박격포 무장을 갖추고 위성 전화 등 최신 기기가 설치된 것으로 알려졌습니
철길로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이동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함경북도 나선(나진·선봉) 지구와 러시아 하산을 연결하는 북러 접경 두만강 철교를 통과해 이동하거나, 평양에서 출발해 중국을 거쳐 블라디보스토크 역에 도착하는 루트인데, 중국을 경유하기보다는 러시아로 곧바로 향할 가능성이 큽니다.
2019년 김정은 방러 때와 2002년 김정일이 러시아를 찾았을 때도 하산 등 러시아 내 기착지를 거쳐 블라디보스토크 역에 도착했습니다.
북러 접경지인 연해주 하산역에서는 지난주부터 역 승강장 등에서 청소와 페인트칠 작업이 진행되는 동향이 외신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이 경우 김 위원장은 하산역 인근의 '러시아-조선 우호의 집'을 방문할 수 있습니다.
'김일성의 집'으로도 불리는 이곳은 1986년 김일성의 소련 방문을 앞두고 양측 우호를 기념해 세워졌으며 지난 4월 새로 단장했습니다.
역사적으로 김일성·김정일·김정은이 모두 블라디보스토크 방문 시 들른 곳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장소는 2019년에도 회담장으로 사용된 극동연방대학이 거론됩니다.
당시 회담은 1대 1 단독회담과 수행원을 대동한 확대회담, 이후 만찬 순서로 진행됐습니다.
정상회담 후 김정은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회담 결과를 직접 설명할지도 관심입니다. 2019년에는 푸틴 대통령만 홀로 회견장에 나섰습니다.
그간 김정은이 북한 밖에서 회견이나 연설을 한 적은 없지만, 최근 북러 '밀월' 관계를 고려하면 마이크를 잡고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발신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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