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2014년 점령한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에서 큰 폭발이 일어나 다리 일부가 붕괴했습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러시아 정부기관인 '국가 반(反)테러 위원회'를 인용해 이날 오전 6시 7분(한국시간 오후 12시 7분)쯤 이 다리의 자동차 통행 부분을 지나던 트럭에 실린 폭탄이 폭발했다는 발표를 전했습니다.
이로 인해 이 다리의 철도 통행 부분에서는 석유를 싣고 철도편으로 크림반도로 향하던 유조차들 중 7량에 불이 옮겨붙었다는 것이 러시아 당국의 설명입니다.
크림 철도공사는 불이 붙은 유조차들로부터 기관차와 그 뒤에 붙은 다른 화차들 일부를 분리한 후 케르치 역으로 대피시켜 놓았습니다.
러시아 당국은 이번 폭발로 다리의 일부분이 손상돼 부분적으로 붕괴됐다고 밝혔습니다.
타스통신은 러시아 연방도로공사 관계자를 인용해 크림대교를 건너는 양방향 차량 통행이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습니다.
다만 선박이 다리 아래로 통과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구조물에는 피해가 없었고, 케르치해협 일대 선박의 항해에는 지장이 없다고 러시아 당국은 주장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이번 사건을 조사토록 정부에 지시했습니다.
이번 사건이 우크라이나 측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 현재까지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습니다.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점령해 강제 병합한 뒤 푸틴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2016년 크림대교 건설을 시작했습니다.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의 대표적 점령지인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하는 19km 길이 크림대교는 2018년 개통됐습니다.
이는 유럽에서 가장 긴 교량이며 러시아는 이 다리를 짓기 위해 건설비 수조원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크림대교는 러시아 본토와 안전후방으로 간주되는 크림반도를 잇는 핵심 보급로로서 러시아에 전술적, 경제적 가치가 매우 큽니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2월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후 크림대교를 파괴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시사해 왔습니다.
러시아는 크림대교가 공격을 받으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폭격하겠다고 올해 6월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크림반도를 자국 영토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뿐만 아니라 다수 러시아 우방들도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을 국제법 위반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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