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봉은사가 과거 소유했던 서울 강남구 삼성동 땅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2심에서도 패소했습니다.
서울고법 민사17-1부(한규현 차문호 오영준 부장판사)는 봉은사가 한전을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 소송에서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습니다.
해당 부지는 서울 강남의 이른바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꼽히는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로, 지난 2014년 10조 원에 낙찰받은 현대차그룹은 이곳에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를 건립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당초 이 부지는 봉은사 소유였지만, 권위주의 시절인 1970년 상공부가 해당 부지를 포함해 33만㎡(10만 평)를 조계종 총무원으로부터 사들였습니다.
봉은사는 2007년부터 한전에 적정한 가격에 다시 땅을 매입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한전은 응하지 않았습니다.
봉은사는 2020년 2월, 봉은사가 아니라 제3자인 조계종 총무원과 거래했으므로 거래가 무효라며, 한전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억압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봉은사가 토지 수용에 반대하자 군부가 조계종 총무원을 압박해 억지로 토지를 수용했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1심 재판부는 거래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이 봉은사 주지를 겸했으므로 사실상 봉은사를 계약 당사자로 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봉은사는 옛 불교재산관리법에 따라 사찰 재산을 처분하려면 관할청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매매 당시 허가가 없었으므로 무효라는 논리도 폈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매각된 토지가 경내지(境內地·사찰에 속하는 토지)라고 보기 어렵고, 경내지라 하더라도 사찰로서의 존립이나 목적 수행과 무관하므로 대법원 판례에 따라 무효로 돌릴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봉은사가 항소했지만, 2심 법원의 판단도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봉은사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상대로도 행정소송을 냈지만, 2022년 6월 1심에서 패소하고 현재 2심 재판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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