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아흔 살이 넘어 늦깎이 화가가 된 할머니의 그림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못생긴 그림이지만 화가를 꿈꿨던 할머니는 가족들의 도움으로 마침내 작은 소망을 이루게 됐습니다. 이준호 기자의 보돕니다.
【 기자 】
까치와 까마귀가 이어준 오작교에서
일년에 한 번 만난다는 견우와 직녀,
곰과 호랑이가 사람이 되고 싶어
마늘과 쑥을 먹는다는
단군 신화가 화폭에 담겨 있습니다.
동화책에나 나올 법한 이 그림들은
91살 김순녀 할머니가 손수 그린 것입니다.
김 할머니는
해방 직후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4남매 양육 부담으로
화가의 꿈을 접었습니다.
다시 붓을 잡은 건 4년 전,
셋째 사위의 권유 때문이었습니다.
▶ 인터뷰 : 이성원 / 셋째 사위
- "그림을 한 번 그려보고 싶었는데 그게 한이 된다 하시더라고요 스케치북하고 크레용하고 사다 드렸더니 아주 열심히 그리시더라고요."
김 할머니는 도서관을 찾아
동화책을 빌려 그리기를 연습했습니다.
이렇게 그린 그림은 500점,
그림 일기가 100점에 이릅니다.
할머니를 눈여겨본 도서관 직원이
전시 공간을 내주면서,
평생의 소원을 이루게 됐습니다.
▶ 인터뷰 : 김순녀 / 늦깍이 화가
- "너무 행복해요 좋아요 내 마음에 있는 걸 다 그리고 사니까 좋죠."
늦깎이 화가의 그림을 보러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이준호
- "아흔 한 살에 비로소 화가의 꿈을 이룬 김순녀 할머니의 전시회는 광주 일곡 도서관에서 이달 말까지 이어질 예정입니다. kbc 이준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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