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지난 7월 유니버시아드 대회 경기장으로
사용됐던 광주 남부대 국제수영장이 당초 설계를 무시하고 시공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광주시가 국제수영연맹의 권고를 무시하면서까지 설계변경을 해가며 건설업체에 20억이 넘는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탐사리포트 뉴스-인,
임동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지난 7월 광주 유니버시아드 경기가 열렸던
남부대 국제수영장입니다.
광주시는 국제규격과 국제수영연맹 권고에 따라 경영과 다이빙 연습풀 둥 모두 4개의 수조를 설치했다고 밝혔습니다.
(CG)
당시 국제수영연맹은 광주시에 공문을 보내
콘크리트 시공보다 반영구적이고 경기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는 스테인리스 스틸 수조로 만들 것을 권고했습니다.
그런데 동일해야 할 수조시설의 재질이 각기 다릅니다.
▶ 스탠딩 : 임동률
- "스테인리스 스틸 수조를 갖춘 최첨단수영장이라고 홍보했지만 이곳 남부대국제수영장은 수조 4개 중 3개가 철근콘크리트 구조로 시공됐습니다."
(CG)
메인수조인 경영풀을 제외한 다이빙과 연습풀 등은 벽면과 바닥을 철근과 콘크리트로 시공하고 표면에 타일을 붙인 겁니다.
언제, 왜 이렇게 바꼈을까?
(CG)
2013년 입찰 당시만 해도 광주시는 시공업체에게 내구성과 단열성능이 높은 공법을 요구했고, 4개의 수조 모두 스테인리스 스틸 구조로 설계됐습니다.
▶ 싱크 : 대한수영연맹 관계자
- "(처음엔 4개 모두 스테인리스 수조가 맞나요?) 네. 국제수영연맹에서 주최하는 행사는 몇년 전부터 스테인리스 수조를 많이 채택하더라고요"
시공사가 선정된 뒤 공사가 진행되면서 광주시의 태도가 바꼈습니다.
설계변경을 통해 경영풀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수조를 철근 콘크리트로 짓도록 승인했습니다.
▶ 인터뷰 : 최원석 / 광주시 U대회 관리담당
- "실시설계 과정에서 경제성이라든가, 구조성, 안전성, 공사비 절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가지고 스테인리스 풀보다는 철근콘크리트 풀이 좋겠다"
광주시가 국제수영연맹과 대한수영연맹의 권고를 무시하고 설계를 변경한 겁니다.
▶ 싱크 : 대한수영연맹 관계자
- "(대한수영)연맹 차원에서도 몇번 그렇게(스테인리스 수조) 할 수 있는 것을 권했는데도 왠지 안되더라고요."
설계 변경 과정도 의문입니다.
턴키방식으로 낙찰되면 피치 못할 사정이나 천재지변 등이 아닐 경우 설계변경을 하지 못하도록 돼 있습니다.
▶ 싱크 : 건설업체 관계자
- "턴키공사의 경우 낙찰자가 설계까지 해서 들어가는 구조라 낙찰자의 설계 잘못으로 변경은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광주시는 업체 측의 변경요구에 이례적으로 내부 검토 보고만 거친 뒤 곧바로 승인해 줬습니다.
(CG)
설계 변경으로 수조 공사비가 20억원이나 줄었지만 광주시는 당초 계약대금 6백50억원을 그대로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광주시는 설계변경으로 남은 '공사비 20억원'은 다른 시설공사에 사용됐다고 해명합니다.
▶ 인터뷰 : 최원석 / 광주시 U대회 관리담당
- "(설계 당시) 경영풀 폭이 25m였는데 26m로 변경하고, 당초 8레인에서 10레인으로 원활하게 풀을 넓히고, 수영장을 업그레이드 하는데 썼습니다."
수영장 폭을 고작 1m 키우는데 20억원을 사용했다는 설명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반응입니다.
▶ 싱크 : 수영장 설치업체 직원
- "(1m 넓히는데 20억원이나 들었을까) 그거는 말이 안되는 거죠."
광주시가 국제수영연맹 권고와 입찰 조건마저 뒤집으면서까지 이례적으로 사후 설계 변경한 것과 관련해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공사비가 예상보다 많이 들게 되자, 시공사 측이 비용을 줄이기 위해 설계변경을 추진했고, 이를 광주시가 묵인했다는 겁니다.
▶ 스탠딩 : 임동률
- "광주시가 수영장 수조의 첨단공법 대신 시공업체에 특혜를 제공하면서 이곳 남부대 수영장은 이름만 국제 수영장이 됐습니다. kbc 임동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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