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폭력적인 짧은 은어 '홍수'..정신건강 우려

    작성 : 2015-10-09 08:30:50

    【 앵커멘트 】
    오늘은 569번 째 맞는 한글날인데요.. 요즘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한글의 해체와 오염이 심각합니다.

    인터넷과 SNS에서 사용되는 짧고 폭력적인 은어가 도를 넘고 있습니다. 임소영 기잡니다.



    【 기자 】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sns나 메신저에서 자주 쓰는 단어들을 써 보도록 했습니다.

    칠판 가득 한글 초성만 나열된 단어들이 쓰여집니다.

    '꺼져', '닥쳐라' 등 설명을 들어야 뜻을 알 수있는 말로 대부분 거친 욕설에 가깝습니다.

    ▶ 인터뷰 : 김가은 / 중학교 1년
    - "애들이 귀찮은 거 물어볼 때 '안물' 같은 단어 많이 쓰곤 해요. (기자 :그 말을 내가 들었을 때는 기분이 어때요?) 기분이 상하죠. "

    어려서부터 이런 말들을 주고 받다보니 폭력적인 말로 인한 상처에도 갈수록 무뎌집니다.

    ▶ 인터뷰 : 정수용/ 중학교 1학년
    - "친구들이랑 간편하게 쓸 수 있으니까 대화할 때도 많이 쓰는 것 같아요 "

    최근 인기가 높은 인터넷 게임 상에선 이런 은어들의 폭력성이 더욱 심각합니다.

    상대방의 부모님을 욕하는 일명 '패드립'이 대화창에 수시로 오갑니다.

    ▶ 인터뷰 : 안선옥 광주국어교사모임 회장
    - "따돌림 당하고 싶지 않아서 또는 좀 더 쎈 척하고 싶어서 일부러 쓰다보니 생활화되기도 합니다."

    최근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도 청소년들의 언어 폭력과 사이버 폭력이 전체 20%를 넘으면서
    일부 학교에서는 '바른 말'과 '험한 말'의 힘을 체험하는 실험 등 교육프로그램 마련에 고심하고 있습니다.

    우리말 본연의 모습이 파괴된 채 기호처럼 마구 생산되는 은어와 줄임말.

    그 안에 감춰진 폭력성이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이나 학교 폭력으로 이어지진 않을까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kbc 임소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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