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탐·인]'원로 사진작가' 송창근, 고향에 '부모님 헌정' 정자 건립
KBC는 기획시리즈로 [예·탐·인](예술을 탐한 인생)을 차례로 연재합니다. 이 특집 기사는 동시대 예술가의 시각으로 바라본 인간과 삶, 세상의 이야기를 역사와 예술의 관점에서 따라갑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소통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 대기업 임원 퇴직 후 본격 사진 창작활동
"나는 사진을 참 오래 전부터 했거든요. 그랬는데 현실적으로 직장을 나가며 살다 보니까 창작활동은 많이 못했습니다. 그러다가 9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사진 작업을 했죠. 그 동안에 사진작업으로 많은 실적이랄까, 성과를 냈다고 봅니다. 사진집도 여러 권 냈고, 또 사진부문으로 문화상까지 받았으니까요."
85살 송창근 일산인성문화재단 이사장은 사진작가이자 수필가로 활발한 활동하며 '인생 2막'을 열어온 원로 예술가입니다.
젊은 시절에는 이름만 대면 알만한 대기업에 입사해 성실히 근무하여 임원으로 근무하고 퇴직한 엘리트였습니다.
직장을 퇴직한 이후 나고 자란 고향 전남 담양에 들어가 살며 본격적인 사진작가로 창작활동을 펼쳤습니다.
개인전과 그룹전, 단체전에 수없이 출품·전시했고. 사진 작품집도 다수 출간하는 등 지역 사진계에서는 이름 있는 작가로 주목받았습니다.
또한 수필가로도 등단해 문인으로 글을 쓰는 창작의 길을 걸으며 인생 2막을 화려하고 풍성하게 채워왔습니다.
초대 담양군 예총회장을 역임할 정도로 지역 예술 활성화에도 앞장 서 왔습니다.
뿐만 아니라 80살이 되던 해, '일산인성문화재단'을 설립해 이사장을 맡아 예술도 인생처럼 '무엇보다 인성이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설파해 왔습니다.
이처럼 화려한 경력과 성과를 쌓아온 송 이사장이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욱 사무치게 그립다"는 부모님께 생전에 바치는 정자를 최근 건립해 화제를 낳고 있습니다.
송 이사장이 자비로 고향에 정자를 지은 것은 4살 때 일찍 돌아가신 아버지 故 송태일 씨와 울산김씨 하서 선생의 후손인 어머니 故 김아순 씨를 기리기 위해서입니다.
가사문학의 본향인 담양의 예술인으로서 현대적 개념의 '정자'를 건립해, 오는 16일 준공식을 앞둔 의미와 송 이사장의 평소 예술철학을 들어봅니다.
◇ 가사문학 본향 담양에 육각정 건립
- 정자를 건립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아버님이 일찍 돌아가셨어요. 어릴 때 아버지에 대한 정은 모르고 살았고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으로만 자라서 아버지를 망각하고 살았지요. 이제 어머니도 돌아가시고 내 나이가 85살이 됐어요. 내가 세상을 떠나 부모님께 가면 '부모님의 그 깊은 은혜에 의해서 내가 잘 살다 왔습니다' 하고 인사를 할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 감상이 들어서 내가 이 세상에 살아있을 때 부모를 위해서 뭔가 하나 해야 되겠다 싶어 부모님께 헌정하는 마음으로 짓게 됐습니다."
- 정자 이름에 대해.
"태일정(泰一亭)이라고 지었습니다. 아버지의 이름 송태일에서 따 온 겁니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셨지만 아버지가 어떻게 살았다는 흔적은 전에서 들었잖아요. 그러니까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만 생기는 거예요. 그리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만 또 생기는 겁니다. 그래서 '태일정'으로 한 것입니다."
- 고향 사랑도 깃든 것 같다.
"내가 죽는다고 할 때에는 지금까지 사회에 나가서 살았던 모든 어려운 일이나 영광스러웠던 일들은 나에게는 부존재가 되어 버려서 알 필요가 없어요. 오로지 고향에서 묻히고 싶고 고향 땅에 하루라도 한 번이라도 더 가서 산천 둘러보는 것이 더 훨씬 나에게는 좋은 감상이더라고요. 오로지 내가 어렸을 때 10년 정도 고향에서 살았던 그런 일들만 생각나는 겁니다."
- 정자를 세운 장소는 어디인지.
"홍주 송씨 집성촌인 전남 담양군 창평면 화양촌 입구입니다. 이곳 화양촌은 어릴 적 그가 뛰어놀던 곳이지요. 부모님과 살던 고향으로 어머니하고 꽃 끊어다 드렸던 동산입니다. 내가 무난하게 잘 산 것은 유교적 사상을 가지고 사셨던 어머니 아버지의 고귀한 가르침에 의해서 라고 인사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그래서 내가 이 세상에 어머니 아버지를 위해서 뭔가 남겨놔야 되겠기에 '홍주 송씨 세거지비'도 함께 세웠습니다."
- 육각정 공사는 어떻게 했는지.
"육각정을 짓는데 경주에서 사람을 직접 데려와 했습니다. 부모님께 헌정하는 것이라 내 속으로는 과대하게 했어요. 보통 4,000~5,000만 원이면 하는데 억대가 넘게 들여서 내가 마음먹고 지었습니다."
- 담양 지역 정자문화 계승 의미도 있을 것 같다.
"담양은 가사문학의 본고장으로 많은 정자들이 있지요. 제가 사는 곳도 소쇄원 인근입니다. 현대의 예술가로서 21세기 현대적 의미와 외형의 정자를 지은 것도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앞으로 담양에 정자를 지을 사람은 별로 없을 거예요. 나처럼 마음 먹고 지은 정자는 아마 없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주변에서 '이 시대 마지막 정자'라고 합니다."
※ 이 기사는 (2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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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치게 그리운 부모님께 바치는 마음"
사재 들여 부친 이름 딴 '태일정' 세워
2년여 공사..16일 준공식
"우리 시대 마지막 정자" 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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