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문 닫고, 월급 못 받고' 설에도 웃지 못하는 근로자들

    작성 : 2020-01-24 19:51:55

    【 앵커멘트 】
    민족 대명절인 설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웃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직장이 문을 닫거나, 임금이 체불되는 등 여러 어려움에 처한 근로자들인데요.

    올해는 광주 전남의 체불임금액이 천억 원을 넘어 대책 마련이 시급합니다.

    박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광주 평동공단의 한 공장 앞에 설치된 천막에서 차례상이 펼쳐지고, 고향에 가지 못하게 된 근로자들이 절을 올립니다.

    노동조합을 설립해 임금협상에 나서자 회사가 이에 맞서 직장폐쇄를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문은 열렸지만 회사가 내놓은 협상조건은 더욱 나빠져 근로자들은 설을 앞두고도 웃지를 못합니다.

    ▶ 인터뷰 : 박관우 / 금속노조 ㅇㅇ분회장
    - "조합원들이 대부분, 과반 이상이 가장들이거든요. 당장 생계가 걸린 문제니까 아무래도 마음도 안 좋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솔직히 걱정도 많은 상황입니다."

    그래도 대화의 길이 열린 이들의 사정은 나은 편입니다.

    명절을 앞두고도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한 근로자는 광주 전남에 1만9천여 명에 달합니다.


    체불액은 작년 말 기준 1033억 원으로 2018년 말에 비해 10% 이상 늘어났습니다.


    인구수가 더 많은 대전충청권역이나 대구경북권역보다 광주호남권역의 체불임금이 더 많았습니다.

    전문가들은 지역의 경제적 여건이 열악한데다 사업주에 대한 처벌이 약하다보니 임금체불 문제가 끊이지 않는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정미선 / 광주노동센터 공인노무사
    - "(임금을) 늦게 지급할수록 그 자체가 금전적 이득을 취할 수 있는 부분이라 임금체불로 사용주가 얻을 수 있는 금전적 이득을 박탈하거나 더 많은 징계조치가 있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광주 전남 만 9천여 근로자들이 설을 앞두고도 밀린 월급 걱정에 시름하고 있어 '민주와 인권의 도시'라는 명성을 무색하게 하고 있습니다.

    kbc 박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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