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누구나 카메라로 셔터를 누르는 세상인데요,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찍은 사진 속에는 어떤 세상들이 펼쳐질까요?
시각장애인들이 찍은 마음의 세상은 눈으로
보고 찍은 사진과는 사뭇 달랐습니다.
이계혁 기자가 시각장애인들의 특별한 사진전에 다녀왔습니다.
【 기자
눈발이 흩날리는 한 도심 공원.
강금자 씨와 오종배 씨가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를 향해 연신 셔터를 누릅니다.
여느 사람들과 다를 것 없이 보이지만 사실 이들은 앞을 못 보는 장애인들입니다.
▶ 인터뷰 : 오종배 / 1급 시각장애인
- "눈 내린 것 하고 크리스마스 트리하고 소나무하고 함께 찍어진 것 같습니다. (잘 찍힌 것 같아요?) 네네"
오 씨 처럼 시각장애인들이 찍은 사진 작품들을 한 곳에 모아놓은 이색 전시회가 열렸습니다.
샛노란 꽃을 찍은 사진에는 커다른 손이 함께 담겼습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꽃의 위치를 찾기 위해서입니다.
등산을 하며 찍은 가족의 사진에는 얼굴이 절반만 나왔고 갖가지 색깔의 사찰 연등은 비틀어진 채 찍혔습니다.
▶ 인터뷰 : 이재화 / 시각장애인
- "절에 다녔던 기억들 더듬어서 상상하면서 찍은 것 같아요. 잘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눈이 아닌 마음으로 그리고 촉감을 이용해 찍은 시각장애인들의 사진들은 비장애인들이 찍은 사진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 인터뷰 : 김 준 / 광주시각장애인연합회 강사
- "눈이 안 보임에도 불구하고 사진을 찍음으로써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인식 개선과 차별을 극복하기 위해서 사진동호회를 창설해서 전시회를 하고 있구요"
세상의 모습은 앞을 볼 수 있는 사람들만 소유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시각 장애인들.
아름다움은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님을 새삼 알려주고 있습니다.
kbc 이계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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