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인물사전]알고도 못 친다 '슬라이더 깎는 노인' KIA 이준영은 누구?
작성 : 2023-06-04 13:00:01
수정 : 2023-06-04 13:20:05
① 프로필
이준영 | Lee Jun-Young
출생 1992년 08월 10일. 올해 만 30세.
군산상고를 졸업하고 중앙대에 진학했으며 대졸자격으로 2015년 2차 4라운드로 KIA타이거즈에 입단했습니다.
김호령, 황대인과 입단 동기죠.
고향은 전북 군산으로, 혹자는 박명수 다음 군산 최고 아웃풋이라며 이준영을 샤라웃(Shout Out to) 하기도 했습니다.
널리 알려진 별명은 군산갑.
이렇게 불리는 이유는 인터넷 커뮤니티에‘난 경기도 안양의 이준영이다’ 라는 밈이 있었는데 그 이준영과 이름이 같다보니 안양갑으로 불렸었던 것이죠.
그러나 고향이 군산이니 군산갑으로 불러 달라 요청해 굳어진 부분입니다.
② 데뷔 초
좌완투수에다 177cm에 83kg의 피지컬의 소유자로 데뷔초 직구 평균 구속은 130km/h 대 중후반, 힘보다는 제구로 마운드를 운영해나가는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러나 1년차부터 어깨부상을 당해 1군 무대에 서지 못했죠.
2년 차였던 2016년에는 13경기에 출전해 단 한 경기만 선발로 뛰었고, 나머지는 불펜으로 등판했으나 눈길이 갈만한 성적은 아니었습니다. (2016시즌 13경기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8.66)
이후 상무야구단에 지원해 군복무를 시작합니다. 입단 동기로는 전상현, 황대인.
지금 KIA라인업에서 한 자리씩 차지하고 있는 선수들입니다.
보통 상무에서 드라마틱한 터닝포인트를 갖는 경우가 많은데 아쉽게도 이준영은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평균자책점이 좀 낮아졌다는 것이죠. (상무 1년 차 32경기 26.1이닝 평균자책점 6.84 / 상무 2년 차 28경기 73.1이닝 평균자책점 5.40)
③ 반전
상무 전역 이후, KIA로 돌아온 이준영은 잘 던지다가도 한 번에 무너지기를 반복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점차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평균자책점의 추세를 살펴보면 ERA 8.66에서 5.55로 떨어졌는데 커리어하이라 할 수 있는 2022년, ERA 2.91로 대격변의 해를 보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난 시즌 팀 내 구원투수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은 1.29로 정해영(1.77) 다음으로 2위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 또한 구원투수 중에서 1위를 기록했습니다.
진짜 그야말로 군산을, 병, 정이 아닌 ‘갑’ 이준영의 등장이라 할만 했던 것입니다.
지난 시즌 활약에 따라 개인적 목표였던 억대 연봉에 진입한 것은 덤. (2022시즌 6,500만 원 → 2023시즌 14,000만 원)
④ 슬라이더 깎는 노인(슬.깎.노, 그렇다고 노인은 아님)
이준영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직구 슬라이더 투피치 유형의 선수지만 말이 투피치지 사실상 슬라이더 원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지난 시즌 이준영의 구종 구사율은 직구 36.3% 슬라이더 63.2%입니다.
슬라이더를 즐겨 던지는 선수임을 알 수 있는데 우리도 알만한 사실을 상대 타자라고 모르는 법도 아닐 터.
이준영이 슬라이더 던질 것을 알고도 못 치는 상황인데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는 부분입니다.
구단 유튜브 채널에 밝혀진 바에 따르면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해 슬라이더를 던진다고 농담 삼아 얘기한 바 있고 실제 모 인터뷰에서도 상무 입대 전까지는 직구 스트라이크를 잘 잡았는데 이후 잘 안되며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잡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체감 상 마운드에서 슬라이더만 던지는 느낌인데, 슬라이더를 다듬고, 깎아서 장인이라 칭할 만합니다.
⑤ 좌승사자
좌투수가 좌타자에게 강한 것은 야구팬이라면 알고 계시겠지만 이준영은 올 시즌 언터쳐블 수준의 좌승사자 모드입니다.
좌타자 상태 피안타율이 0.125입니다. (6.1 기준)
때문에 좌타 상태로 원포인트 등판이나 한 이닝 정도는 정말 푸근하게 볼 수 있는 부분이라 할 수 있죠.
지금 팀 내 가장 폼이 좋은 구원투수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⑥ 야구 외
야구 외적으로 살펴보자면, 닮은 꼴이 많은 편입니다.
혹자는 조승우 느낌이 난다 말했고, 혹자는 타꼬야끼를 닮았다 말하기도 했죠.
챔피언스필드 조승우에서 타꼬야끼로 변한 영 좋지 못한 상황.
현 시점 구단 내 개그캐릭터 중 한 명입니다.
중화요리 중 짬뽕을 무척 좋아하는데, 야구장 뒤편에 있는 중국집 ‘청와대’의 짬뽕을 자주 시켜먹으며 이를 광주 원탑으로 픽한 바 있습니다.
고향인 군산도 짬뽕으로 유명한데 자주 가는 곳은 복성루라고 하죠.
마지막으로 TV에서든 경기장에서든, 이준영이 마운드에서 견제를 할 때 동작을 주의 깊게 살펴보길 추천드립니다.
견제 모션이 굉장히 특이한 편인데 순식간에 가격하고 사라지는 고양이의 냥냥펀치가 떠오르는 폼입니다.
놀라운 건 또 정확하게 꽂힌다는 것..
KIA타이거즈 이준영 선수, 아주 매력적인 선수임에 틀림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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