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16강 진출 실패한 이란 곳곳에서 환호성 터진 이유는?

    작성 : 2022-11-30 16:39:22 수정 : 2022-11-30 16:39:30
    ▲ 이란과 미국의 경기가 끝난 뒤 미국 유너스 무사(오른쪽)가 이란 라민 레자이안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란이 미국과의 경기에서 패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하자 이란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29일(현지시각) AFP통신에 따르면, 이란 대표팀이 미국에 패배하자 이란 반정부 시위대가 폭죽을 터뜨리고 자동차 경적을 올리며 환호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상에 퍼졌습니다.

    이란 반정부 성향의 온라인 매체 '이란 와이어'는 "이란 축구팀을 상대로 한 미국의 첫 골이 터지자 쿠르디스탄주 사케즈 시민들이 폭죽을 터뜨리며 기뻐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란 북부에 자리한 도시 쿠르디스탄주 사케즈는 지난 9월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의 고향입니다.

    시민들이 자국 대표팀의 패배를 축하하고 상대팀을 응원하는 일까지 벌어진 것은 이란에서 대표팀을 응원하는 것은 이란 정부를 응원하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AFP통신은 "미국을 꺾어야 한다는 정부의 압박과 정부에 대한 깊은 반감을 가진 시민들 사이에서 이중고를 겪어야 했던 이란 대표팀의 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지난 21일 이란 축구 대표팀은 잉글랜드와 B조 1차전 경기에서 국가 제창을 거부하며 저항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로 인해 이란 선수들은 정부로부터 가족의 안위를 위협받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더해 앙숙인 미국에 패해 16강 진출이 좌절되면서 이란 대표팀 선수들이 귀국 후 사형을 당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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