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종전구상을 두고 충돌한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현지시간으로 11일 다시 접점 확인에 나섭니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미국과 우크라이나 대표단은 11일 낮 12시(한국시간 오후 6시) 사우디아라비아 제다에서 회담을 시작합니다.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마이크 왈츠 국가안보보좌관이 미국의 고위급 협상단을 이끕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안드리 예르마크 대통령 비서실장, 안드리 시비하 외무장관, 루스템 우메로우 국방부 장관 등이 나섭니다.
이번 고위급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지난달 28일 백악관 회동이 파행으로 끝난 뒤 열흘만입니다.
당시 회담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안전보장을 요구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모욕감을 표현하면서 거친 언쟁과 함께 성과 없이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만남에서는 양측이 갈등을 봉합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종전구상에 부합하는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결렬의 뇌관이 배제된 회담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요구해 왔던 광물협정과 함께 우크라이나가 제안한 부분 휴전을 중심으로 진행될 전망입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가 광물개발, 인프라 운용 등에서 얻는 수익 절반을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양국 공동기금에 넣는 협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정상회담의 파행과 광물협정 서명 불발 뒤 군사, 정보 지원을 중단하는 수준까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바 있습니다.
실제로 이번 회담에서 부분 휴전 합의가 이뤄진다면 영구 휴전으로 가는 발판이 마련되는 셈입니다.
광물협정도 미국의 기대대로 합의되면 우크라이나는 미국이 중단한 군사 등의 지원을 다시 얻어 협상의 지렛대를 키울 수도 있게 됩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러시아가 최종 평화 합의를 위해 진전이 있다면 일시 휴전을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산 원유가격 상한 등 전쟁으로 러시아에 부과된 제재를 어떻게 완화할지 방법을 구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로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친러시아 성향 때문에 힘겨운 협상을 겪을 가능성이 큽니다.
당장 우크라이나가 종전협상 조건으로 원하는 안전보장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포기해야 할 상황에 몰리고 있습니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회담에 맞춰 유럽도 바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유럽은 영국과 프랑스 주도로 자체적인 우크라이나 전후 안전보장 방안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유럽 30여 개국 군 수장은 11일 프랑스 파리에 모여 우크라이나 종전 후 평화유지군 창설을 논의한다고 AP통신이 보도했습니다.
미국을 제외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 대부분 참여하며,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도 원격으로 회의 내용을 듣게 된다고 AP는 전했습니다.
다만 유럽은 여전히 미국의 안보 보장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이며, 우크라이나 점령이라는 푸틴 대통령의 궁극적 목표가 변하지 않는다면 그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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