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회춘' 비결 무엇? 혈관에 답이 있다..사람간 수혈에선 '아직'

    작성 : 2023-07-28 11:19:05 수정 : 2023-07-28 14:41:04
    ▲ 실험용 생쥐 사진 : 연합뉴스 

    늙은 쥐와 젊은 쥐의 혈관을 연결해 혈액을 공유하게 했더니 늙은 쥐의 노화 진행이 느려지고 수명도 최대 10%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듀크대 제임스 화이트 교수 연구팀은 28일 과학저널 '네이처 노화'(Nature Aging)에서 젊은 쥐와 늙은 쥐의 순환계를 외과 수술로 연결하는 병체결합 실험을 통해 이런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늙은 쥐의 노화 방지 효과가 젊은 쥐로부터 분리한 후에도 오래 지속됐으며 순환계를 공유한 기간이 길수록 노화방지 효과도 더 오래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앞서 진행된 연구에서 젊은 쥐와 3주간 병체결합을 한 늙은 쥐의 조직과 세포에서 노화 방지 효과가 나타났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4개월 된 어린 쥐와 2년 된 쥐의 순환계를 외과 수술로 연결하고 12주간 혈액을 공유하게 한 다음, 서로 분리하고 2개월간 추적 관찰했습니다.

    쥐 나이로 4개월과 2년은 사람으로 치면 각각 18세와 50세에 해당하며, 결합 기간 12주는 사람 수명으로 치면 약 8년에 해당합니다.

    후속 관찰 결과, 결합에서 분리된 늙은 쥐에게서는 세포 수준에서 혈액과 간 조직의 후생 유전학적 나이가 크게 젊어지고 노화와 반대되는 유전자 발현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또 병체결합을 했던 쥐들은 하지 않은 대조군 쥐들보다 생리적 능력이 개선되고 수명도 10% 더 길어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팀은 이 결과는 젊은 개체와의 병체결합이 늙은 개체의 노화 속도를 늦추고 수명을 연장할 수 있다는 최초 증거라며, 사람으로 치면 50세와 18세를 약 8년간 병체결합해 수명이 8년 늘어나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화이트 교수는 인간을 병체결합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도 않고 윤리적이지도 않다고 강조하면서 쥐에서의 노화 방지 효과도 칼로리 제한 같은 다른 전략이 병체결합보다 더 좋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 결과는 젊은 쥐의 혈액 순환이 늙은 쥐의 건강을 증진하고 수명을 연장한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어떤 요인이 그런 효과를 내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이 요인들을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며 그것이 다음 연구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젊은 사람의 피 등 체액이 나이든 사람에게 젊음을 돌려줄 거란 믿음은 전세계 다수의 문화권에서 발견돼 왔습니다.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어린 여인 6백여 명의 피를 마시고 목욕을 했다는 엘리자베스 바토리의 일화나 여인들의 젖을 먹어 피부를 곱게 유지했다는 청나라의 서태후에 대한 일화가 유명합니다.

    실제로 젊은 사람의 피를 수혈해 신체 나이를 젊게 되돌리려는 연구는 최근 미국에서 시도돼, 거센 윤리적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의 IT 사업가 브라이언 존슨(우)이 아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IT 사업가 브라이언 존슨(45)은 지난 4월, 자신의 '신체 나이 18세’를 만들겠다며 17세 아들의 혈액 1ℓ를 수혈받았습니다.

    친아들인 텔메이즈(17)를 텍사스 댈러스의 한 의료 시설로 데려간 브라이언은 아들에게 몇 시간 동안 침대에 누워 1ℓ에 달하는 피를 뽑게 했습니다.

    텔메이즈의 피에서 분리된 혈장은 곧장 아버지인 브라이언에게 주입됐고, 같은 날 브라이언은 자신의 피를 뽑아 친아버지 리처드(70)에게 주입해 3대에 걸친 '수혈 프로젝트'를 완성했습니다.

    '젊음 되찾기' 프로젝트에 연간 수백만 달러씩을 투자해 온 브라이언은 자신의 신체 나이를 10대로 되돌리기 위한 과정의 일환으로 6개월 동안 한 달에 한 번 젊은 사람의 혈장을 기증받아 자신에게 수혈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적정 투여량'도 모르고 수혈을 통해 혈장을 주입하는 행위는 위험하고 무모한 시도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오히려 잦은 혈장 주입이 병을 일으키거나, 심혈관질환 등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윤리적인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미 로스앤젤레스(LA) 한 병원의 생화학 전문가 찰스 브레너는 브라이언의 시도에 대해 “역겹고 증거가 전무하며 위험하다고 본다”라고 맹비난을 퍼부었습니다.

    한편, 전세계의 주목을 받은 브라이언은 최근 수혈로는 신체적 젊음을 되찾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자신의 SNS채널에 수혈 프로젝트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는 다만 노화를 늦추고 젊음을 되찾기 위해 의학 전문가들과 식사, 수면, 운동을 포함한 의학적 진단과 치료법을 찾는 것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쥐 #회춘 #노화 #브라이언존슨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많이 본 기사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