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김찬중 시인, 첫 시집 『낙엽송 새순잎 빛깔』 출간

    작성 : 2025-03-28 10:00:01
    비엔나에 유학, 한국 간호사와 결혼
    광주에서 20여 년간 연구원.교수 역임
    10년 전 문득 시가 찾아와 매일 창작
    진실된 마음으로 사물과 세계를 관조
    ▲ 김찬중 시인과 그의 시집『낙엽송 새순잎 빛깔』

    "날마다 고향 생각이 나서 시를 쓰지 않고서는 미칠 것 같았어요."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살고 있는 80살 김찬중 씨는 "어느 날 문득 가슴에 별빛처럼 시가 스며들었다"며 신의 뜻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지난 10여 년간 매일 시를 쓰고 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시를 써서 SNS에 올리는 것이 하루의 중요한 일과입니다.

    그렇게 모아진 시가 300여 편.

    최근 잠시 귀국한 그는 광주에서 첫 시집 『낙엽송 새순잎 빛깔』(시와사람刊)을 펴냈습니다.

    그의 시는 대부분 고향 풍경과 추억이 깃들어 있습니다.

    유년 시절 일기장을 펼치듯 고향의 그리움이 빼곡하게 채워져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시인의 감흥, 일상 속에서 샘물처럼 치솟는 정서의 반응, 우리 근현대사의 격변들에 대한 나름의 해석 등이 시집의 주된 내용입니다.

    그의 고향은 전남 강진군 병영으로 조선 시대 육군사령부 병영성이 있었고, 네덜란드 상인 하멜이 머물렀던 곳입니다.

    학창 시절을 광주에서 보낸 그는 오스트리아 비엔나로 유학 가 그곳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또한 한국에서 파견된 간호사를 만나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고 살았습니다.

    1993년 전남발전연구원에서 연구원을 모집하자 지원해 합격 통지를 받고 귀국, 한국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광주시 산하 보건환경연구원으로 옮겨 환경부장을 거쳐 원장으로 승진, 2006년 퇴직했습니다.

    이후 전남대와 조선대에서 강의를 했으며, 10여 년 전 가족들이 있는 오스트리아로 돌아갔습니다.

    그는 화학을 전공한 연구원 출신으로 시를 공부하거나 써 본 적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은퇴 후 독서로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갑자기 윤동주의 '서시'가 그의 머릿속에 맴돌았습니다.

    그때부터 매일 시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한 권의 시집이 탄생했습니다.

    고향 요새 있어 백제군 진을 치고,
    당(唐)나라군 주둔했던 당쟁이
    수인산 지척에 두고

    봄이 오는 길목에 밭일하신
    어머님이 새롭다.

    바람이 아직은 찬 바람
    훈풍이 불면 봄비가

    찬 바람 맞고 김매시는
    어머님 내 가슴에 남아 그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

    봄바람 훈풍 오기 전 찬바람
    김매신 그리운 어머니

    못다 한 사랑에 가슴이 메는데
    세월은 흘러도 어제 같은데

    봄바람 훈풍 불어오길 기다린
    어머님 사랑이 가슴속에서
    요동치기 때문이다.

    - 고향 당(唐)쟁이 봄바람

    강경호 시인은 시 해설에서 "김찬중 시인의 시는 내용과 형식 모든 면에서 독자친화적이다. 무엇보다도 이 시집의 미덕은 진실된 마음으로 사물과 세계를 관조하고 있어 진정성이 엿보인다"고 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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