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별·이]'일과 문학으로 시련 극복' 정은숙의 '남다른 도전'
'남도인 별난 이야기(남·별·이)'는 남도 땅에 뿌리내린 한 떨기 들꽃처럼 소박하지만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남다른 끼와 열정으로, 이웃과 사회에 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광주·전남 사람들의 황톳빛 이야기가 채워질 것입니다. <편집자 주>
"10년 전 교통사고로 남편을 사별하고 우울증을 5년 넘게 앓다가 2021년 주간보호센터를 시작하면서 다시 마음을 추슬렀습니다."
전남 나주시에서 어린이집과 노인주간보호센터를 운영하는 60살 정은숙 씨는 10년 전 날벼락같은 일을 겪은 후 몸과 마음이 몹시 지쳤으나 일과 문학으로 극복해가고 있습니다.
정 씨가 살아온 60년은 파란만장하면서도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광주에서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방송대 유아교육과를 졸업한 정 씨는 결혼을 하면서 나주에 정착하게 됐습니다.
◇ 2001년 어린이집 개원, 23년째 운영중
이어 2001년 어린이집을 개원해 2024년 현재까지 23년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가정어린이집에서 1명부터 시작, 2004년에 어린이집 건물을 짓고 이사를 했는데 이때 정원이 39명으로 늘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저출생에 구도심에 위치해 원아가 10명으로 줄어 근근이 버텨가고 있습니다.
정 씨는 "운영비가 넉넉지 못해 아이들에게 좀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하는 점이 아쉽다"고 토로했습니다.
하지만 "학부모로부터 감사의 편지를 받거나 잘 커서 어린이집에 찾아온 아이를 보았을 때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정 씨는 어린이집의 원아모집이 점점 어려워지고 언젠가는 문을 닫을 것 같은 위기감이 들어 어린이집 앞 빈 땅에 건물을 지어 2021년부터 주간보호센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6명으로 시작했는데 어르신들의 연세가 많아서 건강이 악화돼 요양원으로 가거나 돌아가실 때면 마음이 많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 "이용일수 기준 수가 산정 불합리, 개정해야"
정 씨가 주간보호센터를 운영하면서 느끼는 애로사항은 정부의 이용일수 기준 수가 산정이 불합리하다는 점입니다.
직원은 필수 인원을 확보해야 하는데 어르신들의 결석이 많으면 급여 수가가 줄어 인건비를 제대로 지급하기 어렵다고 토로했습니다.
따라서 어린이집처럼 한 달에 11일 이상 이용하면 한 달 분의 급여를 지급 해주는 방식대로 바꾸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또한 15%의 자부담이 부담스러워 주간보호센터를 못 다니는 어르신이 많은데 5~10%로 낮췄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정 씨는 이처럼 바쁜 일상 속에서도 문학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글쓰기를 좋아했고 여러 번 수상하면서 문학에 흥미를 갖게 됐습니다.
9년 전부터 담양 생오지문학에 가입해서 소설 공부를 시작했으며, 현재 전남대 문예창작과에서 시 창작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또한 2023년에 '문예사조'에 시로 등단하기도 했습니다.
정 씨는 "사업을 하면서 문학을 병행하다 보니 힘들 때는 문학이 사치스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문학에 대한 갈망 때문에 펜을 놓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 늦깎이 석·박사 취득
이어 정 씨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잘 읽히는 소설을 쓰고 싶고 시집도 내고 싶다"고 문학에 대한 열망을 밝혔습니다.
늦깎이로 조선대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정 씨는 "교사가 되고 싶었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마흔이 되어서야 다시 공부를 할 여건이 생겼다"면서 "10여 년 이상 대학강단에 서봄으로써 작은 소원을 이룬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습니다.
정 씨는 "항상 남을 배려하려 노력하고 손해를 보더라도 억울해하지 않으려 한다"며 "나중에 후회하기 싫어서 무엇을 하더라도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고 자신의 인생관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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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남편 사별, 5년 넘게 우울증 겪어
어린이집과 주간보호센터 운영하며 마음 추슬러
"사람 사는 냄새나는 잘 읽히는 소설 쓰고 싶어"
어린이집과 주간보호센터 운영하며 마음 추슬러
"사람 사는 냄새나는 잘 읽히는 소설 쓰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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