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대가로 수억 받은 항운노조 前 지부장 실형

    작성 : 2025-01-12 09:36:50
    ▲ 연안여객터미널로 옮긴 부산항운노조 사무실 [연합뉴스]

    승진 대가로 조합원들로부터 총 4억 원이 넘는 돈을 받아 챙긴 전 부산항운노조 지부장과 전 신협 간부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이 선고됐습니다.

    부산지법 형사항소1부(부장판사 성금석)는 전 부산항운노조 지부장 A씨 배임수재 등 혐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검사와 피고인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징역 3년, 추징금 2억 2천600만 원의 원심 형량을 유지한다고 12일 밝혔습니다.

    또 배임수재, 업무상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된 전 신협 간부 B씨 항소도 기각하고 징역 3년 6개월, 추징금 1억 5천4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되고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법리 오해 주장이 원심에서 모두 고려돼 적절하게 판단됐다"고 항소 기각 이유를 밝혔습니다.

    검찰 공소사실을 보면 A씨는 조장·반장 승진 추천을 대가로 조합원들로부터 총 2억 4천700만 원을 받은 혐의입니다.

    신협 간부였던 B씨는 A씨와 공모해 승진 추천 대가로 1억 5천400만 원을 받았고 부당 신용대출 등으로 횡령한 1억여 원을 포함해 4억여 원으로 필리핀에서 6차례 불법 도박을 한 혐의입니다.

    1심은 "A씨가 여러 건의 취업 청탁에 적극적으로 돈을 요구해 받은 후 실제 승진이 이뤄져 항운노조 승진의 공정성을 훼손했다"며 "B씨는 취업 청탁 대가와 부당 신용대출 등으로 받은 돈을 도박자금으로 사용해 죄책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부산항운노조는 취업 후 노조에 가입하는 유니언 숍이 아닌 노조에 가입해야 취업할 수 있는 클로즈드숍으로 운영돼왔습니다.

    특히 부산항운노조 24개 지부장은 조합원 채용, 지휘, 감독 등 막강한 권한을 가져 조장이나 반장 승진 시 추천권을 악용한 비리가 끊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부산항운노조는 지난해 3월 46년간 독점해온 채용 추천권을 포기하는 제도 개선책을 발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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