Вкусное мясо(맛있는 정육점), Телефонный магазин(전화 판매점)
곳곳에 외국어 간판이 즐비한 이곳.
러시아가 아닌, 광주광역시 광산구 월곡동에 있는 고려인마을입니다.
강제 이주의 아픔을 가진 고려인들이 하나둘 모이면서 현재는 고려인 7천여 명이 사는 마을이 되었는데요.
고려인마을에서 평범하지만 특별한, 김율리아 씨를 만나봤습니다.
-'23학번' 김율리아의 겨울방학
이제 막 새내기 대학생에서 벗어난 율리아 씨는 호남대 미디어영상공연학과에 재학 중입니다.
영상과 카메라에 관심이 있어 미디어영상학을 전공하게 됐다고 합니다.
겨울방학이지만 율리아 씨는 여느 때보다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카페 아르바이트를, 목요일과 일요일에는 다이소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는데요.
율리아 씨는 "방학이다 보니까 아르바이트를 많이 하고 공부도 하고 요즘에는 솔로지옥에 빠져서 남는 시간에는 그걸 보고 있다"고 웃어 보였습니다.
넷플릭스 예능 '솔로지옥'을 보며 친구들과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게 가장 즐겁다는 율리아 씨.
지극히 평범한 대학생인 김율리아 씨에게는 조금 특별한 점이 있습니다.
-"'구준표' 만날 설렘 안고 한국 왔어요"
율리아 씨는 9살 때 부모님을 따라 한국에 처음 온 '고려인 3세'입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드라마 '꽃보다 남자'를 즐겨봤다는 율리아 씨는 “엄마가 한국에 가자고 얘기했을 때, 구준표를 만날 수 있는 설렘으로 한국에 왔다”며 “그냥 그때는 모든 게 다 설렜다”고 당시의 감정을 말했습니다.
부푼 기대감을 안고 도착한 한국에서의 생활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율리아 씨는 "처음에는 많이 외롭고 힘들었지만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주는 친구들과 소통을 하면서 한국어가 많이 늘 수 있었다"고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여행 가자는 친구들의 말, 아쉽고 부러워"
초등학교와, 중학교, 고등학교를 마치고 이제는 대학생이 된 김율리아 씨.
이제는 한국 사람이 다 됐지만 율리아 씨는 여전히 '우즈베키스탄' 사람입니다.
율리아 씨는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를 제외한 다른 나라 비자발급이 굉장히 어렵다"며 "그래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다"고 아쉬워했습니다.
겨울방학을 맞아 중학교 친구들이 함께 해외여행을 가자고 했지만 이 때문에 혼자 가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한국말로 이야기하고, 한국 교육을 받은 '한국 사람'이지만 이런 상황들을 겪을 때면 자신이 고려인임을 실감한다고 합니다.
-"통역 봉사를 할 때가 가장 뿌듯해요"
친구들과 여행은 못 갔지만 율리아 씨는 겨울방학을 누구보다 알차게 보내는 중입니다.
율리아 씨는 매주 한국어가 서툰 고려인들을 위해 '통역 봉사'를 하고 있는데요.
매주 화요일마다 고려인마을 광주진료소를 찾아 아픈 고려인과 의사 선생님 사이의 소통을 돕고 있습니다.
살면서 가장 뿌듯했던 순간도 역시 통역 봉사를 했을 때라고 하는데요.
율리아 씨는 "코로나19 규제가 심했을 때 보건당국이 외국인들에게 방역 지침을 전하지 못해 난감해 했었는데요. 그때 광산구 보건소에 가서 역학조사 통역 업무를 도와줬는데 제 자신이 자랑스럽고 뿌듯했다"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평범한 대학생이자 고려인..고려인 이야기 알리는 게 꿈"
율리아 씨의 꿈은 배우입니다.
율리아 씨는 중앙아시아 이주 스토리텔링극인 '나는 고려인이다'를 보며 배우의 꿈을 키웠는데요.
연극 '나는 고려인이다'는 일제강점기에 러시아 연해주로 넘어가 한국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이야기부터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지의 중앙아시아 곳곳으로 강제이주를 당한 이야기입니다.
율리아 씨는 "'나는 고려인이다'를 연기해보고 싶다"면서 "전국에 고려인의 스토리가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23학번, '솔로지옥' 애청자, 배우 지망생, 고려인 3세 등.
평범하지만 조금 특별한 수식어를 가진 김율리아 씨가 꿈을 이루는 그날까지, 함께 응원해주는 건 어떨까요?
#인턴ING #고려인 #고려인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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