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초토화..꼬막·김·굴 양식 피해 속출

    작성 : 2022-01-28 13:08:14
    [크기변환]김꼬막

    겨울철 남해안 양식업이 큰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겨울 별미인 남해안 꼬막과 굴의 집단폐사가 잇따른 데다 김의 황백화 현상도 확산되고 있습니다.

    -꼬막 '고수온', 굴 '가뭄' 탓 집단폐사

    여수와 보성, 고흥을 끼고 있는 여자만과 득량만은 겨울철 별미인 꼬막의 주산지입니다.

    하지만 최근 꼬막 폐사율은 여자만 80~90%, 득량만 60~70%에 달합니다.

    특히 여자만의 수심 2.5~3m 어장에서는 폐사율이 90%를 훌쩍 넘습니다.

    배를 타고 나가 그물 가득 꼬막을 실어온다 해도 살아있는 건 10%에 불과하다는 이야기입니다.

    새꼬막 어민 신윤철 씨는 "30년 동안 새꼬막을 했지만 올해처럼 이렇게 많이 폐사된 적이 없다. 잡히지도 않고 소비도 안 돼서 죽을 맛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국내 최대 굴 생산지인 경남 남해안의 굴 집단폐사도 심각합니다.

    지난해 말 기준 통영·고성·거제 일대 440ha 면적에서 굴이 집단폐사했고, 피해액은 80억 원에 육박했습니다.

    적은 곳은 30~40%, 심한 곳은 70~80%가 폐사했습니다.

    꼬막과 굴 집단폐사는 지난해 고수온과 가뭄의 여파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는 지난해 여름 28도까지 올라간 고수온 현상으로 인해 여자만과 득량만의 꼬막 집단 폐사가 일어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꼬막이 살아있기 위해서는 60~70%만 산란하고 나머지를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수온이 높다 보니 산란의 가속화를 초래했고 결국 집단폐사로 이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굴 폐사의 원인은 지난해 가을 극심한 가뭄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국립수산과학원 남동해연구소는 지난해 가을 극심한 가뭄으로 영양염류 농도가 떨어져 굴의 주 먹이인 식물성 플랑크톤 등이 줄어든 것이 폐사의 원인인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해남 김 '황백화 현상' 확산..피해 속출

    남해를 끼고 있는 전남 해남군 화산면에서는 김 양식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어민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최근 양식장의 김발을 들어 올리면 김 엽체가 힘이 없고 색은 노랗게 변해 있는 '황백화 현상'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피해 어민 신명석 씨는 "수확기 갑자기 나타난 황백화 현상이 열흘 만에 양식장 전체로 퍼졌다"면서 "이 상태가 계속되면 김 생산 어민들이 길바닥에 나앉을 처지"라고 하소연했습니다.

    해남 송지면과 화산면 내만 일대 3.000ha가 황백화 현상으로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합동조사에 나선 전남도와 국립수산과학원은 '겨울 적조'를 의심하고 있습니다.

    피해 해역의 물빛이 연갈색이고, 적조 원인으로 지목되는 규조류가 많이 검출됐다는 이유입니다.

    전남도 관계자는 "김이 먹어야 하는 영양분을 규조류가 많이 먹어버리니 김이 영양부족으로 황백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꼬막은 고수온, 굴은 가뭄, 김은 적조현상 탓에 지금 남해안 양식장이 초토화 상태입니다.

    1년 중 가장 큰 수확 시기, 그리고 설 명절을 앞두고 벌어진 집단폐사에 남해안 어민들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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