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목포시 공무원이 시정질문을 앞둔 시의원에게 한밤중에 10여 통의 전화와 폭언·협박 문자를 무차별적으로 보내 물의를 빚고 있습니다.
목포시의회 고경욱 의원(더불어민주당)에 따르면, 자신의 상임위원회 소관 부서의 A팀장으로부터 지난 20일 밤 10시 3분쯤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늦은 시간이어서 전화를 받지 않았는데, 이후 전화와 문자 메시지가 빗발쳤습니다.
문자 메시지를 확인한 고 의원은 깜짝 놀랐습니다.
"너 이XX 밤길을 조심해라. 영업장을 폭파하겠다. 둔기로 때리겠다"는 욕설과 폭언, 협박이 담긴 문자 일색이었기 때문입니다.
자정을 넘긴 2시간여 동안 부재중 전화 12통, 문자메시지 17개가 쌓였습니다.
고 의원은 "밤새 협박을 당하면서 두려움과 수치심에 잠을 이룰 수 없었다"면서 "입에 담을 수 없는 폭탄 문자에 떨어야 했던 새벽의 그 시간을 생각하면 모욕감과 공포심에 온몸이 떨려온다"고 했습니다.
A팀장은 늦은 밤 전화와 문자 등 자신의 잘못된 행위를 인정하면서도 그 동안 고 의원이 갑질을 했다며 호소했습니다.
A팀장은 "술을 마시고 전화와 문자를 보낸 것은 잘못됐다"면서도 "수개월간 축제위원의 해촉에 대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정질문을 앞두고 또다시 자료를 늦게 요구해 홧김에 벌어진 일"이라고 해명했습니다.
지난해 12월 목포시축제위원회 위원 38명 중 임기가 만료된 6명이 해촉 됐는데, 이들 중 특정 위원의 해촉을 놓고 고 의원이 문제를 제기했다는 겁니다.
반면, 고 의원은 "어떤 위원은 6년째 연임되고, 다른 위원은 1년 만에 해촉 되는 등 기준이 명확지 않고, 관련 조례에도 저촉된 사례들이 있다"며 "집행부를 견제하는 의회가 시정에 대한 질의나 지적을 하는 본연의 임무를 하는 것이 잘못된 것이냐"고 반문했습니다.
목포시의회는 23일(오늘) 본회의에서 입장문을 내고 "목포시민의 정당한 참정권 행사를 부여받은 시의원을 공무원이 협박한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가치를 훼손한 것이라"며 사과를 요구했습니다.
이에 목포시는 박홍률 시장이 본회의장에서 직접 사과의 뜻을 밝힌데 이어, A팀장을 직무 배제하고 자치행정과로 인사 조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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