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묘소가 민주열사 묘역으로 옮겨집니다.
유족의 요청에 따른 것인데, 일각에서는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다음 달 1일, 박 전 시장의 묘소가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 민주열사 묘역으로 이장될 것으로 오늘(30일) 알려졌습니다.
해당 묘역은 노동 운동가인 전태일 열사를 비롯해 박종철 열사, 문익환 목사,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 노회전 전 정의당 의원 등 150여명이 안장된 곳입니다.
지난 2020년 성추행으로 피소된 박 전 시장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고, 이후 생가과 선영이 있는 경남 창녕에 묻혔습니다.
그렇지만 이듬해 박 전 시장의 묘소가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유족이 이장을 요청해 온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대해 김창인 청년정의당 대표는 모란공원 민주열사 추모비에 적힌 '만인을 위한 꿈을 하늘 아닌 땅에서 이루고자 한 청춘들 누웠나니'를 언급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김 대표는 "'만인'이라는 단어는 사회적 약자들의 아픔도 안고 있어야 한다"며 "박 전 시장 묘소 이장은 아직도 2차 가해로 고통받고 있는 성폭력 피해자들을 만인에서 예외로 하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국 66개 여성단체도 성명을 내고, "성폭력 문제제기 이후 훼손된 '명예'의 복구를 민주진보의 이름으로 실행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장을 비롯해 피해자에게 더이상 2차 피해를 가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앞서 "박 전 시장의 성희롱이 인정된다"고 밝혔지만, 박 전 시장의 유가족은 인권위의 권고 결정에 불복하고 소송을 벌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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