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요즘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는 노인들의 어려움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폐지 값이 폭락한 데다 수거량도 줄어 한 달 평균 수입이 16만 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폐지 줍는 노인들이 벼랑 끝으로 몰리면서 각 지자체가 각종 지원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임경섭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일주일 넘게 이어지던 비가 그치자, 정쌍섭씨는 폐지를 줍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거리로 나섰습니다.
골목길과 거리를 누비며 쓸만한 폐지는 모두 주워 담습니다.
오랜만에 찾아온 맑은 날이 반갑기만 정 씨,
비에 젖은 종이는 무겁고 제값을 받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정쌍섭 / 광주 금호동
- "비나 눈이 오면 이제 못할 때도 있지. 해갖고 와서 (가격을) 까고 저기서 까고 그러면 나는 죽어라고 갖고 와봐야 힘만 들지."
고물상에 들러 한 짐 풀어놓고 또다시 거리로 나선 지 1시간쯤,
수레가 제법 찼지만 표정은 밝지 않습니다.
▶ 스탠딩 : 임경섭
- "상무지구를 한 바퀴 돌고 수거한 폐지입니다. 이 정도 양이면 리어카까지 무게만 80kg이 넘지만 팔아도 2천 원도 받기 어렵습니다."
지난해 이맘때쯤 폐지 가격은 1kg에 100원이 넘었습니다.
그런데 1년 만에 6~70원까지 떨어지면서 수입이 크게 줄었습니다.
또 하루종일 길거리와 골목을 누벼도 수거하는 폐지량은 이전만 못합니다.
경기 침체로 명절 선물이 줄고, 택배량이 감소하면서 폐지 수거량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정쌍섭 / 광주 금호동
- "없으면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없으면 어쩔 수 없어. 한 번에 5~6천 원, 그리고 2천 원도 받고 3천 원도 받고.."
▶ 싱크 : 박민철 고물상 사장
- "싣고 오면 항상 2만 원 3만 원씩 한 번에 받아 가셨는데 단가가 계속 떨어지다 보니까..신나는 표정도 없으시고 조금 얼굴 표정에서 많이 드러나죠."
정부의 실태조사 결과 전국 폐지수집 노인은 1주일 평균 6일을 일하면서도 월 수입이 15만 9천 원에 그쳤습니다.
폐지 줍는 어른신들의 사정이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지자체들이 일자리 연계는 물론 현금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윤정민 / 광주 서구의원
- "조례로 만들어서 현금 지원하게끔 거기까지 얘기가 된 상태이니..예를 들어서 어르신들이 5천 원어치를 주웠다 그러면 5천 원 정도를 보장해 주는.."
폐지를 주워 생활비를 대며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노인들에게 뒤늦게나마 사회 안전망이 다가가고 있는 셈입니다.
KBC 임경섭입니다.
#폐지 #고물 #보건복지부 #노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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