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탐·인]'클래식 기타리스트' 서만재 "반세기 동안 퉁긴 '기타인생'"(1편)

    작성 : 2024-09-21 08:30:02
    기타 선율에 반한 시골 소년의 예술꿈 도전
    스페인 마드리드·그라나다 왕립음악원 졸업
    '예일대 합격' 제자 전장수와 카네기홀 공연
    제1세대 클래식기타리스트로 연주·작곡 활동
    [예·탐·인]'클래식 기타리스트' 서만재 "반세기 동안 퉁긴 '기타인생'"(1편)

    KBC는 기획시리즈로 [예·탐·인](예술을 탐한 인생)을 차례로 연재합니다. 이 특집 기사는 동시대 예술가의 시각으로 바라본 인간과 삶, 세상의 이야기를 역사와 예술의 관점에서 따라갑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소통을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한국의 제1세대 클래식 기타리스트로 꼽히는 서만재 교수가 2018년 미국 카네기홀에서 연주하는 모습

    전라남도 진도는 말 그대로 보물섬입니다.

    천혜의 바다자원과 섬의 경관이 빼어난 곳으로 유명합니다.

    사람과 그들이 만들어가는 삶의 양식과 문화도 자랑거리입니다.

    특히 수많은 예술가들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진도는 소리꾼과 화가, 문학인, 무용가, 가수 등 기라성 같은 전통 예술가들의 탯자리가 되어 있습니다.

    ▲한국의 제1세대 클래식 기타리스트로 꼽히는 서만재 교수가 2018년 미국 카네기홀에서 기념 촬영한 모습

    한국의 제1세대 '클래식 기타리스트' 서만재 교수도 전남 진도에서 태어났습니다.

    서 교수는 진도에서도 깡촌으로 통하는 지산면에서 풀 베고 소 뜯기던 시골소년 시절에 동네 형의 기타 선율에 홀려버렸습니다.

    당시 단돈 500원에 친구로부터 기타를 사서 밤낮없이 어깨 넘어 배운 솜씨로 기타를 쳤다고 합니다.

    ▲클래식 기타리스트 서만재 교수가 전설의 기타리스트 세고비아 마지막 제자이자 '기타의 여왕'으로 불리는 마리아 에스텔 구즈만과 연주하는 모습

    초·중·고를 거쳐 대학까지 기타에 미쳐서 살아온 그가 그것도 모자라 유럽 클래식기타 본고장 스페인으로 건너가 10년 동안이 공부한 예술인생의 족적은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운명이라 여기고 배우고 익히고 연주하며 품고 살아온 서 교수의 '기타 인생' 이야기를 들어봅니다.
    ◇ 부모님 반대에도 어깨 너머로 익힌 솜씨
    ▲한국 클래식 기타리스트 1세대로 꼽히는 서만재 교수의 학창시절 기타를 맨 모습(왼쪽)과 미국 카네기홀 앞에서 기타를 들고 선 모습(오른쪽)

    - 기타를 처음 접한 계기

    "초등학교 시절입니다. 옆집 동네 형의 기타 리에 홀려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며 배웠죠. 졸졸 따라다니다 한 번씩 기타를 잡았어요. 그때는 악보 보는 법을 몰랐으니까 어깨 너머로 본 손기술로 쳤었죠. 당연히 부모님께서는 호통을 치셨습니다."

    - 첫 기타는 언제

    "중학교 1학년 때입니다. 친구가 장롱기술자인 작은 아버지가 만들어 준 기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친구에게 500원을 주고 기타를 샀습니다. 얼마나 좋든지 밥 먹을 때도 손에 쥐고, 잠잘 땐 안고 잤습니다. 그런데 막내인 제가 기타 치는 것을 탐탁치않게 본 아버지가 기타를 아궁이에 태워버렸습니다. 그때 많이 울었습니다. 다시 토끼를 키워 기타를 장만했습니다."

    ▲클래식 기타리스트 서만재 교수가 전설의 플라멩코 스페인 기타리스트 파코데 루치아와 기념 촬영을 한 모습

    - 클래식 기타의 시작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 종로음악학원에 다니던 때였습니다.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독일 최고 기타리스트 베렌트의 연주회를 본 뒤 클래식 기타에 꽂혔습니다."

    - 어떤 면에 꽂혔는지

    "클래식 기타의 고고하면서도 심금을 울리는 선율을 듣는데 전율이 일었어요. 통기타는 대중적이고 친근한 느낌입니다. 클래식 기타는 고전적이면서도 신비로운 매력을 안겨줬어요. 이때부터 저는 클래식 기타에 미쳐버렸습니다."
    ◇ 한국 최초의 기타 전공 음악학과 진학
    ▲서만재 교수가 스페인 마드리드 왕립음악원에 유학할 당시 기타과의 주임교수였던 호르헤 아리사 은사에게 배우는 모습

    - 대학에서 기타를 전공했는지

    "그렇습니다. 1984년 피어선 신학대학교(현 평택대)에 한국 최초로 음악대학 기타 전공이 생긴 것입니다. 곧바로 대학에 진학해 졸업할 때까지 하루 10시간 이상 기타를 잡고 살았습니다. 당시 학사 출신 연주자로는 처음으로 평택시민회관에서 독주회도 가졌습니다."

    - 기타 유학도 다녀왔던데

    "스페인 기타연주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마드리드 왕립음악원에 5학년으로 편입했습니다. 처음부터 기타공부를 다시 시작해야만 했습니다. 마드리드 왕립 음악원을 졸업하고 다시 그라나다 왕립음악원으로 편입, 공부를 계속했습니다."

    ▲서만재 교수가 스페인 방문 당시 '기타의 여왕'으로 불리는 마리아 에스텔 구즈만(가운데)의 동료들과 기념 촬영하는 모습

    - 클래식 기타의 매력

    "사실 클래식 기타는 까다로운 악기입니다. 혼자서 멜로디와 화음을 동시에 전부 연주해야하기 때문입니다. 화려한 기교와 함께 열정적인 리드미컬한 연주를 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정렬과 애수, 열정의 멜로디가 눈과 귀 그리고 마음까지 감동을 선사합니다."

    - 가을이 돼서 공연이 많은가?

    "그렇습니다. 지난 여름에 고향 진도에서 공연을 했고 이번 달에도 두 개의 공연이 잇따라 있습니다. 나주와 진도에서 초청공연을 할 예정입니다. 11월에는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클래식기타 40인조 오케스트라 공연을 합니다."
    ◇ 클래식 기타리스트 40명의 오케스트라 연주
    ▲클래식 기타리스트 서만재 교수가 한국교원대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모습

    - '40인조 기타 오케스트라'에 대해

    "클래식기타 연주자 40명이 단체로 연주회를 합니다. 매년 하는 가을 정기 공연인데 클래식기타 연주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연주회입니다. 이 오케스트라는 러시아 음악으로만 연주합니다. 11월 16일 세종문화에서 클래식 기타를 전공하는 전국 40명의 연주자들이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구성해서 연주를 하는 무대입니다."

    - 클래식 기타 연주는

    "클래식 기타 연주는 받쳐주는 다른 악기 없이 홀로 하는 경우가 많기는 합니다. 다른 협연 없이 홀로 연주를 하기도 하지만 피아노나 오케스트라하고도 협연도 합니다. 요즘에는 클래식만 하면 사람들이 잘 모르니까 종종 대중음악도 한 몇 곡씩 연주해 줍니다."

    ※ 이 기사는 2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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