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녀가 청산가리를 막걸리에 타 아내이자 친모인 피해자와 마을 주민 2명을 살해해 무기징역 등을 선고받은 이른바 '청산가리 살인사건' 재심이 오는 3일 개시됩니다.
1일 광주고법에 따르면 형사2부 3일 살인과 존속살인 혐의로 각각 기소된 70대 A씨와 40대인 딸 B씨에 대한 재심 첫 공판 기일을 연다고 밝혔습니다.
청산가리 막걸리 사건은 2009년 7월 6일 전남 순천의 한 마을에서 막걸리를 마신 주민 2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사건입니다.
당시 경찰이 막걸리병에서 청산가리를 검출했으나, 독약을 넣은 용의자 특정에는 실패하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졌지만 광주지검 순천지청 C 검사가 사망 피해자 중 한 명의 남편과 딸을 범인으로 지목했었습니다.
B씨의 다른 성폭력 피해 무고 사건을 수사하던 C 검사는 B씨를 상대로 친모가 사망한 이번 사건을 적극적으로 추궁해 "아버지와 함께 청산가리와 막걸리를 구해 마당에 놓아 어머니가 마시게 했다"는 진술을 받아냈습니다.
당시 검찰은 딸이 막걸리를 사 와 그 전부터 지니고 있던 청산가리를 막걸리에 넣어 마당에 놓았으며, 일 나가는 피해자에게 남편이 막걸리를 가져갈 것을 권유해 피해자는 이를 일터에서 동료들과 나눠 마셔 변을 당했다는 것을 혐의점으로 기소했습니다.
검찰은 또, 범행 동기로 부녀가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오다 이를 알게 된 아내이자 친모인 피해자와 갈등을 빚었다고 공소사실에 기재했습니다.
이후 A씨 부녀는 1심에서는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받았으나, 2심에서는 유죄가 인정돼 A씨 무기징역·B씨 징역 20년 등을 선고받고 해당 판결은 2012년 대법원에서 확정됐습니다.
당시 1심을 맡은 광주지법 순천지원은 자백 증거인 부녀 진술에 일관성이 없고, 부녀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한 피해자의 질책이 살인 동기가 됐다는 검찰 수사내용도 믿기 어렵다고 봤습니다.
그러나 2심 광주고법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자백을 번복했지만 중요 부분의 진술은 일치한 점 등으로 미뤄 검찰 수사 단계 자백의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유죄 판단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대법원 확정판결 이후 막걸리에서 검출된 핵심 증거인 청산가리가 다른 사건 현장에서는 발견되지 않았고, 청산가리를 넣는 데 사용했다던 플라스틱 숟가락에서도 청산가리 성분이 나오지 않는 등 논란이 이어졌습니다.
결국 부녀는 재심 전문인 박준영 변호사의 도움으로 대법 확정판결 후 10년 만인 2022년 재심을 청구해 지난 1월 사건 발생 15년 만에 재심 개시 결정을 받아냈습니다.
광주고법은 "검사가 생각을 주입해 유도신문 하는 등 위법하게 수사권을 남용했다"며 "새롭게 발견된 증거와 진술의 모순 등을 고려하면 유죄로 확정된 재심 대상 판결은 정당성이 의심되는 수준을 넘어 판결을 그대로 유지할 수 없을 정도"라고 재심 개시 결정 사유를 밝혔습니다.
검찰은 재심 개시 결정에 항고했지만, 대법원은 해당 결정이 정당하다고 봤습니다.
A씨와 B씨 부녀는 재심 결정과 함께 형 집행 정지 결정도 받아 임시 출소한 자유인 신분으로 재심 재판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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