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 살해 혐의로 24년째 복역 중인 무기수 김신혜씨의 재심 절차가 개시된 지 5년여 만에 또다시 무기징역형을 구형받았습니다.
21일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1부 심리로 열린 김씨에 대한 존속살해 혐의 재심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김씨는 지난 2000년 3월 전남 완도에서 아버지에게 수면유도제가 든 술을 마시게 해 살해한 뒤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돼 2001년 3월 무기징역 형이 확정됐습니다.
이후 "(김씨의) 여동생이 죽인 것 같다"는 고모부의 말에 거짓으로 자백한 것이라고 주장했고 경찰의 부적법한 수사도 인정되면서 2015년 11월 재심이 결정됐습니다.
그러나 김씨 측이 변호인 교체 등을 반복하면서 재심 재판은 공전했고, 2019년 3월 첫 재심 재판이 열린 이후 5년 7개월 만에 결심공판이 열렸습니다.
검찰은 이날 공판에서 자신과 자기 여동생을 성적으로 학대한 아버지에게 앙심을 품어 이러한 일을 저지른 것이라며 유죄 주장을 펼쳤습니다.
검찰은 또, "아버지 명의로 보험 7개에 가입했고, 수령 가능한 보험금은 당시 3억 5천만 원, 교통사고 사망 시 9억 원 상당이었다"며 "술에 수면유도제를 탔다는 범인만 알 수 있는 범행 방법을 김 씨는 아버지의 부검 전 알고 있었는데, 이를 종합하면 살해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김씨의 변호인 박준영 변호사는 수면제·성적 학대 등 검찰이 제시한 증거를 모두 부인했습니다.
박 변호사는 "수면제 가루를 양주에 탔다고 검찰이 주장했으나 부검 결과 다량으로 약물을 복용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며 "이는 살해했다는 직접 증거가 될 수 없고, 간접 증거일 뿐이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버지로부터 자신과 동생이 성추행당했다고 한 주장은 선처를 구하기 위한 거짓말이었다"며 "당시 가족의 잘못된 조언으로 아버지를 성폭행범으로 만들었는데, 자신의 명예도 중요하나 아버지 명예를 회복시켜주고 싶어 하는 마음이 간절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아버지 명의 보험에 가입한 것은 사실이나 사건 발생 두 달 전인 2000년 1월 대부분 가입했다"며 "보험 설계사로 일한 김씨가 이런 경우 보험금 지급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고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김씨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은 오는 12월 18일 오전 10시에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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