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안이 불안한 미얀마 골든트라이앵글 지역 등에 근거지를 마련한 뒤 취업을 미끼로 모집한 한국인 상담원들을 불법감금 하면서 200억 원대 규모 주식·코인 투자사기 범행을 저지른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대구지법 형사11부(이종길 부장판사)는 영리유인,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강요), 범죄단체 조직·가입·활동,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범죄단체 총책 A(39)씨에게 징역 8년을, 총괄팀장인 B(26)씨에게 징역 5년을, 상담원 모집 및 관리책 C(42)씨 등 3명에게 징역 4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16일 밝혔습니다.
또 투자사기 상담원 역할을 한 D(28)씨 등 3명에게 징역 2∼3년을, 팀장 및 상담원 역할을 한 나머지 조직원 10명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각각 선고했습니다.
판결문에 따르면 총책 A씨는 조선족 출신 인물 등과 공모해 한국인들을 상대로 한 온라인 주식·코인 투자 사기에 나서기로 하고 2023년 5∼10월 미얀마 타칠레익 등 미얀마와 라오스, 태국 3개국이 맞닿은 메콩강 유역 접경 산악지대인 골든 트라이앵글 지역 내 2곳에 조직원들이 사용할 사무실과 숙소 등을 마련했습니다.
치안이 불안정한 타칠레익 등에선 온라인 사기나 보이스피싱, 인신매매 등 불법 활동을 벌이는 업체가 기승을 부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범행 근거지를 마련한 A씨는 이후 상담원 모집·관리책인 C씨 등을 활용해 사기 범행에 투입할 상담원들을 한국에서 밀입국시켰습니다.
대구와 경남 창원 등지에서 건너온 이들은 "한글 타자만 칠 줄 알면 라오스에 가서 월 1천만원 이상을 벌 수 있다"는 C씨 등의 거짓말에 속아 태국 등으로 향하는 비행편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A씨 등 지시에 따라 여러 차례 차를 바꿔 타면서 태국 북쪽 국경 지역으로 이동한 뒤 튜브를 타고 폭 7∼8m가량의 강을 건너 미얀마 국경 안으로 몰래 들어갔습니다.
이후 이들은 무장 경비원들이 지키는 사무실과 숙소에서 감금당하며, "불필요한 상황을 만들면 전기 고문 등을 하겠다"는 협박 등에 시달리며 사기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씨 등은 이처럼 모집한 조직원들에게 대포통장, 대포폰, 불법으로 확보한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 등을 나눠주고 한국인들을 상대로 한 사기 범행에 나섰습니다.
A씨 등 범행은 작년 10월 주미얀마 한국대사관 요청으로 현지 경찰이 불법감금 된 한국인들을 구출하면서 전모가 밝혀졌습니다.
수사 결과 A씨 조직의 범행으로 인한 피해 규모는 23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60명, 피해 금액은 약 43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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