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남의 집에서 부엌일 등을 해주며 모은 전 재산을 기부한 80대 할머니가 무연고 장례를 치른 사연이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5일 부산 북구청에 따르면, 지난 1일 부산시 만덕동의 한 요양병원에서 86살 권옥선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권 할머니는 지난 2월, 자신이 평생 남의 집에서 부엌일 등을 하며 모은 전 재산 5천만 원을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기부했습니다.
어린 시절,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초등학교도 제대로 졸업하지 못 한 과거를 생각하며 어려운 가정의 학생에게 기부의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후 권 할머니는 급격하게 병세가 악화돼 지난 2월 요양병원에 입원했고, 이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까지 받았습니다.
결국 지난 1일 호흡곤란과 심부전으로 세상을 등졌습니다.
권 할머니의 부고를 접한 부산 북구 측이 가족과 지인 등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시신 인계를 거부하면서 권 할머니는 무연고 사망으로 처리됐습니다.
오래전부터 가족과 연락이 끊긴 채 홀로 생활해 왔던 권 할머니의 사정을 살핀 북구 측은, 관내 장례식장에서 공영장례 방식으로 할머니의 빈소를 차렸습니다.
오태원 북구청장과 북구 직원들이 연이어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습니다.
오 청장은 "물질적 소유보다 더 큰 가치를 몸소 보여주신 크나큰 사랑은 우리 사회에 깊은 울림과 따뜻한 불씨로 오래도록 기억될 것"이라고 애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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