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모처럼 서울에 사는 큰 딸이 내려와 가족과 함께 구례 사성암을 찾게 되었습니다.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구례는 청정자연이 잘 보존된 지역으로, 특히 사성암에서 내려다 보는 풍경은 사방이 온통 푸르름으로 가득했습니다.
인파가 붐비는 사성암에서 예불을 마치고 구례 읍내로 가는 길에 큰 딸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목월빵집’이 유명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가보자고 제안하였습니다.
◇작지만 범상치 않은 ‘목월빵집’…지역을 명소로 탈바꿈
오후 2시가 넘은 시각인데도 빵집은 말 그대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차량들이 즐비하게 늘어선 것으로 보아 손님 대부분이 외지에서 온 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가게 입구에 번호표 발급기가 있고, 긴 줄이 대기하는 모습이 대도시 유명한 맛집 풍경을 연상케 했습니다.
‘목월빵집’이 핫플(핫플레이스)로 인기를 끌고 있는 비결은 수 십가지 다양한 빵을 하루 세 차례씩 구워내 신선도를 유지하는 것이 으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거기에다 개울물이 흐르는 천변에 자리한 이국적인 가게 건물과 동화책 그림을 닮은 아기자기한 소품과 실내장식이 하나로 어우러져 빵의 속살처럼 포근하고 부드러운 감성 이미지를 만드는 것 같습니다.
목월빵집은 처음엔 구례성당 앞에서 우리밀로 만든 발효빵을 팔기 시작했는데, 점점 입소문을 타면서 빵지순례 성지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처럼 작지만 범상치 않은 가게 하나가 지역을 명소로 탈바꿈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지역소멸 대안으로 떠오른 ‘로컬 크리에이터’
요즘 ‘로컬 크리에이터’라는 말이 낯설지 않게 통용되고 있습니다.
로컬 크리에이터라는 용어는 지역(Local)과 크리에이터(Creator)라는 두 개 영어단어의 합성어로 구성된 것입니다.
로컬 크리에이터는 앞서 소개한 목월빵집처럼 지역의 다양한 자원과 문화를 활용하여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지역의 가치 있는 로컬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업가 혹은 창업가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최근 지역소멸에 대한 대안으로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물론 지방대학에서 로컬 크리에이터 양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북 익산시는 올해 처음으로 로컬 크리에이터 30명을 선발해 창업을 돕고 있는데, 사업자금으로 3천만 원씩을 지원하고 창업 교육과 맞춤형 경영 자문도 해줍니다.
익산시는 청년들에게 지역의 특성을 알려 창업을 유도하면서 인구 유입을 꾀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선발한 로컬크리에이터 30명 가운데 7명은 다른 지역에서 익산으로 거주지를 옮길 예정입니다.
인천시는 지난 5월 24일 인구감소 우려가 높은 지역인 강화군, 옹진군, 동구에서 청년 로컬 크리에이터 36개 팀을 선발했는데, 팀별 최대 5천만 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할 방침입니다.
특히, 창업에 필수적인 지역 자원조사를 3개월간 팀별 150만원 한도로 지원하는 한편, 창업 아이디어 관련 사업의 타당성과 가능성을 진단하고, 지역에서 활동 중인 멘토를 통해 지역 특성과 사업 노하우 등을 파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진로가 수도권, 대기업일 필요는 없다”
청년들이 미래를 준비하는 지역대학들의 노력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습니다.
지역대학들은 일찍부터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역의 자원을 활용하는 것에 주목해온 바 있습니다.
대구경북 지역대학의 경우 2019년부터 지자체의 재정지원을 받아 경북대와 계명대를 시작으로 지역학 강의를 해오고 있으며, 현재 10개 대학에서 대구경북 지역학 강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구경북 지역학 강의는 지역 정체성, 역사와 인물, 교육, 지리 및 공간, 교육, 정치, 경제와 산업, 사회복지, 문화예술, 미래청년 등을 주제로 각 전공의 교수들이 릴레이식으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목포대학교는 로컬크리에이터육성사업단을 발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3월말 호남지역에서 유일하게 중소벤처기업부의 ‘2023년 로컬콘텐츠 중점대학’ 사업에 선정된 후 발 로컬크리에이터 과정을 개설했습니다. 목포대는 올해부터 내년까지 2년간 매년 사업비 4억 5000만원씩 총 9억원을 지원받습니다.
로컬크리에이터육성사업단은 대학의 정규교과과정에서 로컬콘텐츠 기반 혁신적 소상공 창업 인재양성을 지원합니다.
철저한 현장중심 교육과 로컬크리에이터들의 협업을 통해 학생들이 지역의 골목상권에서 혁신적인 소상공인으로 성공적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학측은 “학생들의 진로가 수도권, 대기업일 필요는 없다”며 로컬 크리에이터들의 활약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이처럼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청년 창업 정책이 소멸 위기를 맞고 있는 지방에 활력을 불어넣어줄 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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