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민주당 갈등·혼란 '대폭발'... 혁신위가 내던진 '대의원제 폐지'

더불어민주당 김은경 혁신위원회가 내놓은 현역의원 물갈이 공천룰과 대의원제 무력화를 골자로 하는 혁신안을 둘러싸고 당내 충돌이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김은경 혁신위를 '최악의 혁신위' '무리수'라는 당 안팎의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민주당의 계파 갈등은 커져만가고 있습니다.

당내 친문 의원 모임으로 알려진 민주주의 4.0은 11일 성명서를 내고 "당 조직체계가 어떤 상황이고 어떻게 작동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혁신안이 발표됐다"며 대의원제 무력화를 정면으로 비판했습니다.

민주주의 4.0은 또 "그동안 혁신위원회의 활동 과정은 부적절한 설화와 논란을 불러온 혁신안 제시 등으로 민주당을 국민과 멀어지게 만들고 당내 갈등과 혼란을 부추겼다"며 말했습니다.

민주당 최대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는 "혁신위가 발표한 대의원 투표 반영 문제 등은 총선 이후 전당대회 준비위 등에서 결정하고, 공천룰은 총선 관련 당의 기구가 구성되면 논의하기로 하자"며 "당내 경쟁이 아니라 총선에서 민주당 전체가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11일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비명계와 친명계가 대충돌했습니다.

친명계는 김은경 혁신안을 옹호한 반면 비명계 의원들은 혁신안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거부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비명계인 고민정 최고위원은 "국민의 민생과 관련된 시급성을 다투는 일도 아닌 일로 오로지 민주당 대표와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해 이런 무리수를 둬야하는 이유를 찾기 어렵다“며 ”혁신위는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을 완전히 무시해 버린 셈"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반해 친명계 서은숙 최고위원은 “ 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혁신을 거부하는 것은 자기 스스로를 낡은 존재로 만드는 길“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중진들의 용퇴를 요구하는 혁신위의 의견에 대해 민주당 원로들의 반발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KBC와의 통화에서 "혁신위가 보복성으로 나를 물러나라고 한 것 같다"며 혁신위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시하며 반발했습니다.

천정배 전 의원도 혁신위의 혁신 방향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천 전 의원은 "뭔가 새로운 것들을 내놔야 한다고 생각하고 저도 그런 기대를 많이 했는데 그 점에서 본다면 지금 혁신위의 결과는 솔직히 실망스럽다“고 밝혔습니다.

의원총회가 오는 16일 수요일 개최되고 의원 워크숍은 오는 28일부터 이틀간 열립니다.

이번 의원총회와 의원 워크숍에서 또다시 혁신안을 놓고 비명계와 친명계가 다시 격돌할 것으로 보입니다.

혁신위가 위기에 빠진 민주당을 구하는 해법을 제시하기는커녕 오히려 특정계파의 손을 들어주며 떠나면서 민주당은 내부 분란과 갈등만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이번 혁신안을 둘러싼 당내 내홍을 제대로 해결해 나갈 수 있을지 우려 섞인 시선이 적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 대표는 점점 부각되고 있는 사법리스크와 함께 리더십 최대 시험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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