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윤리위원회를 본격 가동하기로 하면서 최근 잇단 설화로 논란을 일으킨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의 징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김 최고위원의 경우 지난주 당원 200여 명이 그의 징계를 요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고, 태 최고위원은 윤리위에 스스로 조사를 요청한 만큼 징계 절차 착수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입니다.
국민의힘 당헌·당규는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징계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일단 절차가 개시되면 징계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당 지도부는 두 최고위원의 잇따른 설화가 1년 남짓 남은 총선에 악재로 작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최근 지속되는 지지율 하락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떤 형태로든 '자정' 기능이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인식도 당내 팽배합니다.
사실상 두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를 기정사실화 된 가운데 제명, 탈당 권유, 당원권 정지, 경고의 네 단계 중에 어떤 수위 징계냐에 따라 민심 호응 여부가 달려 있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앞서 이준석 전 대표는 성 접대 관련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가처분 공방 등으로 '당원권 정지 1년 6개월' 징계를 받은바 있습니다.
이를 두고 내년 총선 공천 가능성 차단 효과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 바 있는데, 두 최고위원도 1년 이상 당원권 정지 처분을 받게 되면 공천 자체가 봉쇄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두 최고위원에게 중징계가 내려진다면 출범한 지 두 달도 안 된 김기현 지도체제에 혼란도 불가피하다는 관측입니다.
그렇다고 징계를 피하거나 경징계로 그친다면 지도부로서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총선을 앞두고 중도층으로의 외연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이 때문에 또 다른 논란으로 이어질 윤리위 징계보다는 '자진사퇴론'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있습니다.
이 경우, 공천 자체가 봉쇄되지는 않을 수도 있어 당사자들로서도 '최악'은 면한다는 시나리오 입니다.
김기현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당에 여러 의견이 있다는 점을 유념하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귀를 열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두 최고위원 징계론을 계기로, 비주류들의 견제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안철수 의원은 지난 21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현 지지율 침체 및 민심 이반 원인을 3·8 전당대회 직전 '당원투표 100%'로 바꾼 대표 선출 규정 탓으로 돌리면서 "최고위원 한두 명 징계하고, 사퇴하는 것으로 해결되기 힘들다"고 지적했습니다.
당내 대표적 비윤계인 유승민 전 의원도 MBC 라디오에서 "지금 최고위원들이 이상한 소리 많이 하는데, 당원 100%로 룰을 바꿔서 다 그런 사람들이 뽑힌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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