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일규 전 쿠바 주재 북한대사관 정무참사가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고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11월 망명해 국내 정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리 참사는 23일 "북한의 대미목표는 첫째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돌리는 것, 두 번째 미국과의 수교, 세 번째 경제지원"이라면서 이같이 말했습니다.
리 참사는 "북미대화는 (과거 통일전선부 라인이 아니라) 외무성에서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며, 다만 "외무성도 미국에 붙어서 큰 걸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고 "힘든 싸움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북한 주민들은 미국이든 그 어떤 나라가 됐든 관계가 좋아졌으면 하는 것은 명백하다"며 "미국에 적개심 가지거나 한 치도 양보하지 말아야 한다, 이런 마인드는 다 없어졌다"고 전했습니다.
리 참사는 "북중관계가 소원해진 것은 명백하지만 대중관계 회복은 급선무가 아니"라며, "러시아로부터 최대이익을 얻는 것이 당면 목표이고, 그 다음으로는 일본을 잘 틀어쥐어서 경제적 이익을 얻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중국은 어떤 경우에도 버려서도 안 되지만 중국이 우리(북한)을 버리지도 않는다는 여유가 있다"며 "러시아에 단맛이 다 빠지고 미국도 해먹을 만큼 해먹었다, 이제 중국으로 가야한다고 하면 김정은이 기차 타고 중국 한번 다녀오면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리 참사는 남북관계의 회복 가능성에 대해서는 "작년 말 두 국가론은 전략적 결정으로 본다"며 "최소 10년 안에는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리 참사는 김정은 위원장이 "주민 마음 사기에 들어갔다"며 "'나(김정은)에게 10년만 시간을 주면 김일성 주석이 염원하던 이밥과 고깃국을 먹여주겠다'는 게 본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리 참사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북한 붕괴론에 대해 "김정은의 안정적인 권력 승계도 북한 내부를 장악하고 있는 조직지도부가 강하고 그래서 무너지지 않은 것"이라며 "그 나름 체제 유지 시스템이 있기 때문에 붕괴하지 않는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한때 김정은 위원장의 표창장을 받기도 한 엘리트 외교관 출신 리일규 참사는 지난해 11월 초 가족들과 함께 망명해 한국에 정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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