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문 입막음 의혹 트럼프, 이번엔 '성폭행 혐의'로 재판

27년 전 성폭행을 시도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을 피고로 하는 민사 재판이 시작됐습니다.

현지시각 25일, 뉴욕타임스(NYT)는 뉴욕 남부연방지방법원이 9명의 배심원단을 선정하고 변호인의 모두 발언을 청취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원고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지난 1996년 봄 뉴욕 맨해튼의 한 백화점에서 성폭행을 당할 뻔했다고 주장한 전 패션잡지 엘르 칼럼니스트 E. 진 캐럴입니다.

캐럴은 백화점에서 우연히 마주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여성에게 줄 란제리를 고르는데 도와달라'며 해 함께 다니다 탈의실에서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원고측 변호인은 "당시 발생한 사건은 왕성한 사회활동을 하려던 캐럴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었다"며 "이번 재판은 정의를 구현하고 캐럴이 자신의 인생을 되찾을 기회"라고 밝혔습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입니다.

다만 그는 성폭행 시도 주장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그 여자는 내 타입이 아니다", "(캐롤이) 정신병을 앓고 있다"는 등의 발언을 해 명예훼손 혐의로도 피소됐습니다.

트럼프 측 변호인은 모두 발언에서 당시 신고나 진료 기록이 없고, 백화점 내 목격자도 없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원고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포르노 배우에게 입막음용으로 13만 달러(약 1억 7천만 원)를 지급하고 이를 숨기기 위해 회계 문서를 조작한 혐의 등으로도 재판에 넘겨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