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돋보기]신이 숨겨놓은 낙원 '신안 소악도'.."12사도의 집" 순례길

    작성 : 2024-08-05 10:17:58
    아기자기한 섬, 회화적 풍경
    12개의 독특한 종교 조형물
    섬 사이는 '노둣길'로 연결
    마음이 경건해지는 힐링 섬
    ▲가롯 유다의 집에서 바라본 전남 신안 소악도 백사장 풍경

    전남 신안군 증도면 기점.

    소악도 '12사도의 집' 순례길에 나섰습니다.

    이곳은 신안군이 폴리(Folly)형태의 독특한 종교적 건축작품을 조성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전라남도 '가고 싶은 섬'으로 지정된 이 섬은 다양한 매스컴에 소개된 이후 유명세를 타고 있습니다.

    아침 8시에 광주에서 출발하니 1시간 5분 만에 신안 압해도 송공항에 도착, 평일 오전이라 그런지 선착장 주차장에 차들이 듬성듬성하게 보입니다.
    ◇ 바람도 '잠잠'..뱃길 여행 최적
    장마철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날은 쾌청하고 바람도 잠잠해 뱃길 여행에는 최적입니다.

    매표소에 들러 직원에게 소악도 가는 방법을 물으니 "대기점도에 도착해서 나올 때 소악도에서 승선하면 된다"고 일러줍니다.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천사대교

    대기점으로 가는 승선권을 끊어 배에 몸을 실었습니다.

    송공항을 빠져나온 배가 뱃고동을 울리며 미끄러지듯 바다로 출항합니다.

    주변은 작은 섬들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고 가까이에는 천사대교가 웅장한 위용을 자랑합니다.

    재갈매기가 홀로이 바다 위를 날고 있습니다.

    새야 새야 바다새야~너는 홀로 어디를 가고 있니?

    작은 섬들이 구들장 같은 갯바위를 주춧돌 삼아 바다에 떠 있습니다.

    파도가 철썩철썩 갯바위에 귓속말을 하는 듯 합니다.
    ◇ 55분 만 대기점도 선착장 도착
    배는 당사도-소악도-매화도-소기점도를 거쳐 55분 만에 대기점도 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12사도의 집 순례길은 대기점도-소악도-진섬-소기점도-딴섬 모두 5개의 아기자기한 섬으로 연결됩니다.

    섬과 섬 사이는 '노둣길'로 이어졌는데 오래 전 주민들이 갯벌에 돌을 놓아서 만든 징검다리 길.

    현재는 그 위에 시멘트로 포장을 해서 편리하게 다닐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밀물이 들면 바닷물이 차올라서 길이 잠기므로 썰물 때까지 3~4시간을 기다려야 합니다.

    ▲등대 모양의 베드로의 집

    대기점 선착장에서 내리면 곧바로 1번 베드로의 집(건강의 집)을 만날 수 있습니다.

    벽면은 온통 하얀색이고 지붕은 군청색으로 단장한 등대 모양의 조형물이 순례자를 맞이합니다.

    종이 매달려 시작 지점임을 알려줍니다.

    2번 안드레아의 집(생각하는 집)으로 발길을 옮기는데 저만치 자전거대여소가 보입니다.

    콘테이너박스에 자전거를 보관해두고 여행자들에게 무료로 빌려주는 곳.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니 한결 편리하고 더위도 식힐 수 있어 일석이조입니다.

    안드레아의 집은 노둣길을 배경으로 북촌마을 앞 동산에 위치해 있습니다.

    해와 달의 공간으로 나뉜 실내의 독특한 디자인이 아름답습니다.
    ◇ 12㎞ 거리 3시간 남짓 걸려
    3번 야고보의 집(그리움의 집)은 대기점도 큰 연못을 지나 숲 입구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심플한 디자인에 붉은 기와, 양쪽에 세워진 나무기둥이 안정감을 줍니다.

    4번 요한의 집(생명평화의 집)은 대기점도 남촌마을 팔각정 근처에 세워져 있습니다.

    단정한 원형의 외형을 띠고 있으며 천정의 스테인드그라스가 빛의 밝기에 따라 아름답게 변합니다.

    ▲호수 위에 떠 있는 바르톨로메오의 집

    5번 빌립의 집(행복의 집)은 소기점과 소악도 노둣길 입구에 위치한 조형물로 프랑스 남부의 전형적인 건축형태를 띠고 있으며 유려한 지붕곡선과 꼭대기의 물고기 모형이 독특합니다.

    빌립의 집 앞에 관광객 여럿이 모여 기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어디서 왔느냐고 묻자 광주 모 교회 신도들인데 여행차 왔다고 말했습니다.

    6번 바르톨로메오의 집(감사의 집)은 소기점도 호수 위의 교회로 색유리와 스틸의 조화가 뛰어나 물에 비치는 모습이 마치 연못에 핀 연꽃과 같습니다.

    7번 토마스의 집(인연의 집)은 소기점도 게스트 하우스 뒤편에 자리하고 있으며 언덕을 배경으로 사각형의 하얀집이 눈에 부십니다.

    별들이 내려와 박힌듯한 구슬바닥과 푸른색 문이 아름답습니다.

    ▲양파 모양의 황금빛 지붕이 이채로운 마태오의 집

    8번 마태오의 집(기쁨의 집)은 소기점도 노둣길 갯벌 위에 세워진 작품으로 러시아 정교를 닮은 황금빛 양파지붕이 이채롭습니다.
    ◇ "다시금 그 섬에 가고 싶다"
    9번 작은 야고보의 집(소원의집)은 소악도 둑방길 끝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프로방스풍의 오두막을 연상시키는 작품. 고목재를 사용한 동양의 곡선과 서양의 스테인드그라스가 조화롭습니다.

    10번 유다의 집(칭찬의 집)은 소악도 노둣길 삼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뾰족지붕의 부드러운 곡선과 작고 푸른 창문이 앙증맞고 외부의 오리엔탈 타일이 멋스럽습니다.

    11번 시몬의 집(사랑의 집)은 소악도 진섬 솔숲 해변에 자리하고 있는데 두터운 하얀벽이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커다란 조가비 문양 부조가 아름답습니다.

    ▲소악도 딴섬에 세워진 가롯 유다의 집

    12번 가롯 유다의 집(지혜의 집)은 소악도 딴섬에 세워져 있어 모래 해변을 건너야 만날 수 있습니다.

    프랑스 몽쉘미셀 성당을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건축작품으로 붉은 벽돌의 요철과 첨탑이 우아합니다.

    12사도의 집 조형물을 둘러보는 데 걸리는 시간은 3시간 남짓, 거리는 12㎞입니다.

    기점.소악도 순례길은 섬 풍광과 자연의 숨결을 마음껏 호흡하며 휴식과 힐링을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입니다.

    노둣길 사이 너른 갯벌, 아기자기한 구릉지, 섬 곳곳에 숨어 있는 연못과 대나무숲 등등 모든 풍경이 회화적으로 마음속에 박혀 있습니다.

    어느 시인의 시구처럼 다시금 그 섬에 가고 싶습니다.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

    많이 본 기사

    랭킹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