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불 대피 도중 전복된 트럭에 갇힌 이웃을 구한 부자(父子)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경북 안동경찰서 등에 따르면 48살 김지영 씨는 지난 25일 저녁 6시쯤 안동시 풍천면의 본가로 향하던 중 2m 깊이 논두렁에 추락해 뒤집어져 있던 트럭을 목격했습니다.
당시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안동으로 급속도로 확산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김 씨는 부모님을 대피시키기 위해 집으로 향하던 중 트럭을 발견했는데, 심하게 찌그러진 차체에서는 사람이 구출된 흔적이 없어 보였습니다.
김 씨는 트럭 가까이로 다가가 차 안에 운전자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곧장 119에 신고했지만 전방위적 산불에 소방당국도 모두 산불 현장에 투입된 상황이었습니다.
김 씨는 "구조대가 오기까지 기다리면 너무 늦을 것 같았다"며 "아버지께 전화해 오시라고 했더니 대피를 준비하던 와중에도 장비를 끌고 오셔서 구조에 나섰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김 씨 부자는 전복된 트럭을 트랙터에 로프로 연결하고, 대여섯 차례 조심스레 들어 올리며 차를 바로 세웠습니다.
이들은 40여 분간의 사투 끝에 트럭 안에 갇혀 있던 70대 A씨를 구조했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구조 도중 도착해 A씨를 함 꺼냈고, 이후 도착한 구조대에 A씨를 인계해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산불 대피를 준비하느라 급히 이동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김지영 씨는 "갑작스러운 재난에 정신이 없었지만 일단 사람부터 살려야 했다"며 "이튿날 A씨의 아들이 제 연락처를 수소문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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