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렌을 울리며 환자를 이송하다 신호를 위반해 오토바이와 충돌한 구급차 운전자가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0단독은 지난해 2월, 서울 동작구의 한 교차로에서 환자를 이송하다가 오토바이와 부딪혀 운전자에게 전치 12주의 부상을 입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구급차 운전자 A씨에게 금고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습니다.
긴급 자동차는 신호를 위반할 수 있다는 예외가 법에 규정돼 있지만 교통안전 주의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면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사고 당시 A씨는 경광등과 사이렌을 켠 채로 신호를 위반해 시속 20㎞ 속도로 1차로에서부터 좌회전하다 반대편 6차로에서 직진하던 오토바이 운전자를 구급차 우측 부분으로 들이받았습니다.
A씨 측은 환자를 이송하는 긴급한 용도로 구급차를 운전하고 있었다며 '긴급 자동차는 정지해야 하는 경우에도 긴급하고 부득이한 경우는 정지하지 않을 수 있다'는 도로교통법 29조 2항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해당 특례 규정이 긴급 자동차 운전자의 모든 의무를 면제하는 게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또, A씨가 신호를 위반할 때는 면밀히 주의해 혹시라도 차량이나 사람이 지나간다면 당연히 멈춰야 한다는 교통안전 주의의무(도로교통법 29조 3항)도 준수하지 않았다고 봤습니다.
A씨는 오토바이 운전자가 전방주시의무를 게을리해 오히려 구급차를 먼저 들이받았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오토바이가 멈추는 것을 확인하는 등의 대처할 시간이 A씨에게 충분했다며, 신호를 지켰더라도 지체되는 시간은 최대 수분 정도에 불과해 '긴급하고 부득이한 경우'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도 판시했습니다.
A씨가 의료기관이 아닌 보호자의 요청으로 환자를 병원에서 요양원으로 옮기던 중이었던 만큼 '응급' 상황이 아니었고, '긴급 자동차'에 애초 해당하지도 않는다고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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