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 폭탄에 온수·난방 끊었는데.. 알고 보니 검침원 실수

【 앵커멘트 】
난방은 물론 온수조차 거의 쓰지 않았는데, 20만 원이 넘는 가스요금 고지서를 받았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검침원의 실수로 이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하는데, 가스 회사는 넉 달 넘게 이 사실을 인지하지 조차 못하고 있었습니다.

조윤정 기잡니다.

【 기자 】
나주에 사는 박경자 씨는 지난해 말, 도시가스 요금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한 달 사이 가스 요금이 두 배 넘게 뛰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가스 사용량을 크게 줄였지만 요금은 반대로 더 올라 25만 원까지 치솟았습니다.

가스회사에 문의해 직원까지 방문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이상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 인터뷰 : 박경자 / 전남 나주시
- "(보일러·아파트 노후로) 난방이 잘 안 되어서 그럴 수도 있다고 이야기하고 갔거든요. 전기포트에 데워서 그 물로 샤워를 하면서.. 얼마나 억울해요. 저는 독감에 걸려서 병원 진단서도 끊어올 수 있어요."

검침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건 지난달.

1만 원도 채 되지 않은 요금을 이상하게 여긴 아랫집 이웃이 가스 회사와 박 씨에게 이 사실을 알린 겁니다.

▶ 싱크 : 아랫집 주민
- "4월에 9,900원인가 나왔어요. 그래서 이거는 아니다 싶어서 그때서 계량기 점검을 해봤어요, 아무도 몰랐는데 나중에 2층한테 전화를 했죠."

하지만 검침 오류를 인지하고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습니다.

결국 박 씨 측이 항의하자, 그때서야 87만 원이 넘는 요금을 환급해 줬습니다.

보상금 또한 2만 원뿐, 박 씨는 회사로부터 제대로 된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 인터뷰 : 박경자 / 전남 나주시
- "돈이 문제가 아니잖아요. 정식으로 사과를 해야 하는 게 먼저 아닌가요. 소비자가 많이 냈을 때는 반응이 없다가, 적게 나온다고 하니까 문제를 찾잖아요."

가스 공급업체인 해양에너지는 "검침원 관리 등은 위탁을 맡긴 고객센터에서 담당하고 있다"면서도 "경위를 파악해 사과와 보상 등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KBC조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