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전세 계약 서울 아파트 54%서 '역전세'

    작성 : 2023-06-12 08:02:48
    올해 상반기 전세 계약을 맺은 서울 아파트의 절반 이상에서 2년 전보다 전셋값이 하락했습니다.

    집주인이 직전 계약 때 받은 전세보증금에서 떨어진 전셋값만큼 전세보증금 차액을 반환하는 '역전세'가 발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연합뉴스는 부동산R114과 2021년 상반기 거래된 서울 아파트 전세 계약 6만 5,205건 중 올 들어 현재까지 동일 단지·주택형·층에서 1건 이상 거래된 3만 7,899건의 보증금을 비교한 결과, 54%에 달하는 2만 304건을 직전 계약보다 전셋값이 하락한 역전세로 분석했습니다.

    전세시장은 2020년 7월 31일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 상한제 등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4년 치 전셋값을 한꺼번에 받으려는 집주인들로 인해 가격이 단기간에 폭등했다가, 지난해 금리 인상 본격화로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하락하며 1년 가까이 역전세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서울 구별로 올해 상반기 역전세 비중이 가장 큰 곳은 중구로, 조사 대상의 63%가 2년 전보다 전셋값이 하락했습니다.

    이어 동작구(62%), 서초구(61%), 은평구(60%), 강북·관악구(각 59%), 강남·서대문·구로구(각 58%) 등의 순으로 역전세 비중이 높았습니다.

    2년 전보다 전셋값이 하락한 거래의 보증금 격차는 평균 1억 152만 원에 달했습니다.

    집주인이 갱신 또는 신규 계약을 하면서 세입자에게 평균 1억 원 이상, 전체 규모로는 2조 1천억 원이 넘는 보증금을 돌려준 셈입니다.

    전셋값이 높은 강남권의 보증금 반환액이 특히 컸습니다.

    서초구 아파트의 보증금 반환액이 평균 1억 6,817만 원, 강남구가 1억 6,762만 원으로 나란히 1, 2위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조사는 전월세 상한제 시행에 따라 재계약 시 '5% 인상 제한'이 걸리는 갱신계약을 포함한 것으로, 신규 계약만 보면 전셋값이 수억 원 가량 떨어진 곳도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초까지 역전세난이 더 심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2020년 7월 31일 임대차 2법 시행으로 급등한 전셋값이 2021년 말부터 2022년 초에 정점을 찍었기 때문입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2021년 12월과 2022년 1월 두달 연속 103.5를 기록해 통계가 공개된 2003년 11월 이후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평균 전셋값 역시 2022년 1월 6억 3,424만 3천 원으로 2012년 조사 이래 가장 높았습니다.

    전셋값 하락 거래에서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내줘야 하는 예상 보증금 차액도 평균 1억 3,153만 원으로, 올해 상반기 보증금 차액(1억 152만 원)보다 30%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다만 최근 시중금리 인하로 전세자금대출 수요가 늘면서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상승 전환한 상태입니다.

    정부는 하반기에 역전세가 확대되고, 이로 인한 임차인의 피해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책 마련에 착수했습니다.

    세입자 보증금 미반환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임대인이 전세금 반환 목적으로 대출을 할 경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 규제를 일부 완화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집주인이 자금이 없어 보증금 차액을 반환하지 못하는 경우 은행 대출이 가능하도록 숨통을 틔워, 임차인의 보증금을 상환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입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하반기 역전세 대상 주택이 늘긴 해도 이미 1년 가까이 끌어온 데다 서울은 최근 시중은행 금리 하락으로 매매와 전셋값이 동반 상승 중이라, 시장 걱정에 비해 큰 부작용이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작년부터 역전세난이 지속되다 보니 집주인이 전세 만기가 되면 보증금 차액을 돌려줘야 한다는 걸 알고 대비해, 작년보다 오히려 시장 혼란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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