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예산을 천명한 정부가 내년도 국가 연구개발(R&D) 예산을 대폭 삭감한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 가운데, 대학 연구 지원에 쓰이는 교육부 소관 R&D 예산도 대폭 삭감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정부가 지난 1월 이공계 분야 지원 강화를 약속했음에도 이공계 학생들이 학술 연구 등을 할 때 쓰는 예산이 삭감돼 파장이 예상됩니다.
23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제공한 '2024년 교육부 R&D 예산'에 따르면 이공계 R&D 사업 총예산은 전년(5,384억 원) 대비 1천433억 원(26.6%) 줄어든 3,951억 원으로 파악됐습니다.
교육부의 R&D 예산은 보통 이공계열 교수나 전임교수, 비전임, 석사·박사생들이 연구를 위해 받을 수 있는 예산입니다.
교육부에서 지원하는 이공계 R&D 예산은 ▲이공학 학술연구 기반 구축(총 1,363억 원 삭감) ▲개인 기초연구(총 69억 원 삭감) 등 크게 2가지로 나뉩니다.
교육부는 1982년부터 이공계 박사과정생 등 대학 후속 세대의 연구 등을 지원하기 위해 이공학 학술연구 기반 구축 사업을 지원해 왔습니다.
이공학 학술연구 기반 구축 예산은 유형에 따라 ▲학문 균형발전 지원 ▲학문 후속세대 지원 ▲대학연구 기반 구축 예산 등 3개로 분류됩니다.
이 가운데 '학문 균형발전 지원' 예산은 비전임 연구자의 연구, 민간 부문 투자가 어려운 보호 연구, 지방대학의 연구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이는데 내년에는 예산이 절반이 넘는 1,642억 원(55.8%)이 삭감됐습니다.
반면, 박사과정생 등 신진 연구자들에게 연수 기회 등을 지원하는 '학문 후속세대 지원'과 대학 부설 연구소 역량 강화를 위한 '대학 연구 기반 구축' 예산은 소폭 증가(각각 21억, 257억)했습니다.
교육부가 과학기술부와 별개로 이공 분야 연구자를 지원하는 '개인 기초연구' 예산도 24억으로 전년 대비 69억 원(74.3%) 삭감됐습니다.
그런데 교육부가 안민석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사업들은 올해 교육부 자체 평가 결과 "집행 대상이 적절하고, 정부 정책에 부합하는 행정 처리를 수행했다"며 모두 우수한 등급을 받아 예산 삭감 요인에 의문이 일고 있습니다.
안 의원은 "올해 과기부가 확정한 국가연구개발사업 중장기 투자전략에서도 교육부 R&D 삭감 이유를 찾아볼 수 없다"며 "뚜렷한 이유 없이 예산이 삭감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안 의원은 "정부는 4차 산업을 선도하겠다며 이공계 지원을 약속했지만 말뿐이었음이 드러났다"며 "국가 경쟁력의 근간인 이공계 연구를 홀대하는 정부에게서 다음 세대에 대한 고민은 찾아볼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교육부 #R&D #예산 #이공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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