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이재명, 싱하이밍 발언 생중계 굉장히 서툰 짓..분란 자초 측면도"[여의도초대석]

    작성 : 2023-06-13 09:58:47
    대통령실 "양국 이익에 해..외교관, 접수국 내정개입 안 돼"
    김기현 "우리나라 침략, 오만..싱하이밍, 주한대사 자격 없어"
    박지원 "무조건 싸우자?..정부여당, 한중 관계 파탄 내자는 것"
    "이재명, 중국과 균형외교 시도 잘 한 것..전화위복 계기로"
    ▲이재명 대표와 싱하이밍 중국대사 사진 : 연합뉴스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의 '중국 패배 베팅 후회' 발언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 가운데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싱 대사를 만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굉장히 서툰 짓을 했다"고 쓴소리를 했습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12일 KBC '여의도초대석(진행=유재광 앵커)'에 출연해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 외교회담을 하는데 생중계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까"라고 반문하며 "이건 굉장히 서툰 짓을 해서"라고 지적했습니다.

    "분란을 자초했다고 하는데 생중계를 하니까 싱하이밍 대사가 한 10여 분 원고를 낭독하면서 우리 국민과 정부 귀에 거슬리는 얘기를 한 건 사실이다"라는 게 박지원 전 원장의 지적입니다.

    박지원 전 원장은 다만, 이재명 대표가 결과적으로 싱하이밍 대사에 이용당한 거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선 "싱하이밍 대사는 물론 역대 중국 대사들을 보면 표현이 좀 거친 건 사실"이라면서도 "만남 자체를 비판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어떻게 됐든 윤석열 대통령의 미일 편중외교를 중국과 균형외교를 하기 위해서 접촉한 것은 잘 했다"며 "중요한 건 경제협력, 안보협력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지 서로 치고받고 비난한 필요는 없다"고 박 전 원장은 강조해 말했습니다.

    ▲12일 KBC '여의도초대석'에 출연한 박지원 전 국정원장

    박 전 원장은 그러면서 대통령실과 여당이 경쟁적으로 싱하이밍 대사를 성토하는 발언을 쏟아내는 것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에 반대하면 무조건 초등학생들처럼 싸우고 보는 그런 것은 옳지 않다"며 "이것은 대통령이 할 일이, 정부가 할 일이, 집권 여당이 할 일이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박 전 원장은 특히 싱하이밍 대사를 "우리나라를 침략한 중국 대사"라며 "그 앞에서 이 대표가 굽신거렸다"고 비판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해 "아무리 나쁘더라도 한국과 중국은 외교관계를 가지고 있는데"라며 "상대국 대사한테 집권 여당 대표가 침략자 운운하는 것은 한중 수교 관계를 파탄 내자는 것이냐"고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이번에 우리 국민과 정부가 중국 정부가 우리 대한민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적나라하게 완전히 파악했다"며 "본류를 봐야지 말단 지엽적인 것을 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불필요한 논란보다는 우리 국익을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박 전 원장은 덧붙여 강조했습니다.

    앞서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어제 언론에 "대사는 본국과 주재국을 잇는 가교 역할이다. 그 역할이 적절하지 않다면 본국과 주재국의 이익을 해칠 수 있다"며 "외교관은 접수국 내정에 개입하면 안 된다"고 말해 싱 대사의 발언을 사실상 '내정간섭'으로 지칭했습니다.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한 한덕수 총리도 "싱하이밍 대사를 추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생각하냐"는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싱하이밍 대사의) 행동은 매우 부적절했다. 이렇게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박진 외교부장관도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또 묵과할 수 없는 표현으로 우리 정부 정책을 비판한 것은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고 강한 유감과 함께 '묵과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싱 대사의 오만한 언행은 한중 우호 협력 관계를 해치는 결과만 초래할 뿐 주한대사로서 자격이 없다"며 '주한대사 자격이 없다'고 비판 수위를 한층 높였습니다.

    일각에선 싱 대사에 대한 초유의 '외교적 기피인물' 지정까지 거론되는 가운데, 정재호 주중 한국 대사를 초치해 항의한 중국 외교부는 "싱 대사의 역할이 한국 각계 인사들과 교류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반복하며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행동'이라는 우리 정부여당의 비판을 사실상 일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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