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 속 조선 화첩' 미국서 극적 발견..광주서 전시

    작성 : 2023-09-17 20:59:59
    【 앵커멘트 】
    그동안 기록으로만 전해졌던 조선시대 화첩 속 그림들이 미국에서 돌아와 일반 대중에 공개됐습니다.

    조선시대 국내외 화가 100여 명의 작품을 모아놓은 이른바 '전설 속 명품 화첩'으로 불리던 작품인데요.

    미국에 거주하는 소치 허련 선생의 후손이 기증을 결정했는데, 이 작품들은 한국 회화사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신민지 기잡니다.

    【 기자 】
    추운 겨울을 견딘 매화나무가 꽃을 피우자 흰 깃털을 가진 새가 날아와 봄이 왔음을 노래합니다.

    조선시대 문인 화가 김진규의 작품 '묵매도'입니다.

    18세기 조선의 서화 수집가 석농 김광국이 평생 수집한 그림을 모아 만든 화첩 '석농화원'에 실린 작품입니다.

    해당 화첩은 고려와 조선, 중국 100여 명 화가의 그림을 실어 한국 회화사 연구에서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는데, 일부 소실되며 기록으로만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올해 3월 미국 버지니아주에 거주하던 게일 허 여사가 작고한 남편 허경모 씨가 부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조선후기 회화 13점을 정리하던 중 그 존재가 세상에 드러났습니다.

    소장품의 가치를 들은 허 여사는 시아버지의 고향인 진도와 가까운 국립광주박물관에 시아버지의 이름으로 기증을 결정했습니다.

    ▶ 인터뷰 : 게일 허 / 故 허경모 씨 부인
    - "매우 벅찬 기분입니다. 배려있고 친절하게 기증을 받아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제 예상 이상으로 그림들이 환영받는군요."

    작고한 허 씨는 추사 김정희의 제자이자 호남 화단의 거장으로 평가받는 소치 허련 선생 가문의 후손으로, 기증품 가운데는 허련 선생의 소나무 그림과 8폭 병풍도 포함됐습니다.

    ▶ 인터뷰 : 이애령 / 국립광주박물관장
    - "문화재의 가치를 다루는 이야기 하나. 시아버지에서 며느리로 대를 이어서 아끼고 사랑하는 문화재 사랑의 이야기, 먼 길을 돌고 돌아서 마침내 고향 땅으로 돌아온 기증 이야기 이렇게 세 가지로 전시장을 꾸몄습니다."

    기증된 작품들은 한국 회화사의 공백을 채워줄뿐만 아니라 연구에도 중요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광주광역시까지 1만 1,500km의 긴 여정을 거쳐 온 그림들은 오는 12월 10일까지 국립광주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kbc 신민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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