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하게 감세정책 내놓더니.." 트러스 英총리, 44일 만에 사임 '불명예'

    작성 : 2022-10-21 06:04:16 수정 : 2022-10-21 06:08:37
    ▲ 사임 발표하는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사진 : 연합뉴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취임 44일 만에 사임을 발표했습니다.

    그는 영국 역사상 최단임 총리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습니다.

    트러스 총리는 20일(현지시각) 오후 1시 30분 총리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찰스 3세 국왕에게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선거 공약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어서 물러난다"며 "다음 주 후임자가 결정될 때까지 총리직에 머물겠다"고 밝혔습니다.

    차기 보수당 대표이자 총리는 이르면 24일 결정됩니다.

    선거를 주관하는 보수당 평의원 모임 1922 위원회의 경선 규정에 따르면, 후보가 단독 출마할 경우 다른 절차 없이 24일에 차기 총리가 확정됩니다.

    2명 이상이면, 예비경선과 당원 온라인 투표 등을 거쳐 늦어도 28일 당선자가 결정됩니다.

    누가 후보 등록을 할지는 안갯속이지만, 영국 언론들은 트러스 총리와 경합했던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과 페니 모돈트 원내대표가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파티게이트'로 사퇴했던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재도전할지 여부도 관심사입니다.

    9월 6일 취임한 트러스 총리는 영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가 됐습니다.

    직전 기록은 1827년 취임 119일 만에 사망한 조지 캐닝 총리입니다.

    트러스 총리를 넘어뜨린 건 성급히 내놓은 감세안이었습니다.

    그는 9월 23일 450억 파운드(약 72조 원) 규모 감세안이 포함된 미니 예산을 사전 교감이나 재정 전망 없이 던졌고, 금융시장은 충격에 빠졌습니다.

    파운드화가 달러 대비 역대 최저로 추락했고, 국채 금리가 급등하면서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이 긴급 개입을 해야 하는 처지가 됐습니다.

    그런데도 그는 물러서지 않았고, 미국과 국제통화기금(IMF)까지 나서 이례적으로 트러스 총리를 비판했습니다.

    결국 트러스 총리는 부자 감세, 법인세율 동결 등을 차례로 뒤집고 자신의 정치적 동지인 쿼지 콰텡 재무장관마저 내쳤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결국 사임에 이르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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