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공원 돌계단, 송정공원 신사, 임곡동 금광굴 등 다수
완도군청 주변 일대 일제강점기 건물 광범위하게 분포
"대인동·대의동 지명 일제강점기 대화정(大和町)에서 유래"
완도군청 주변 일대 일제강점기 건물 광범위하게 분포
"대인동·대의동 지명 일제강점기 대화정(大和町)에서 유래"
일제의 사슬에서 벗어난 지 79년이 흘렀지만 아직도 우리 삶속에는 일제강점기 36년의 그림자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일제 억압에 맞서 독립을 외쳤던 3·1운동 기념일을 맞아, 일제가 광주·전남에 남긴 유무형의 아픈 역사의 흔적들을 살펴봅니다.
광주에서 대표적인 일제강점기 시설물로는 광주공원 돌계단과 송정공원 내 신사건물과 충혼탑이 있습니다.
일제는 광주공원에 신사를 짓고 참배객을 위해 돌계단을 설치했는데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송정공원 신사는 1922년 신명신사로 최초 건립되었으며, 일본 기원신화에 등장하는 태양신 아마테라스 오미카미(天照大神)를 추앙했다고 합니다.
1940년 송정신사로 개명됐고 이듬해 4월 17일 새롭게 단장됐습니다.
신사 건물 가운데 신전과 신찬소(제단 음식을 준비하는 공간)는 헐리고 배전건물(일반신도가 참배하는 공간)이 현재 대한조계종 산하 금선사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금선사 건물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목조 신사로 알려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공원 안에는 일본군 전쟁 희생자들을 기리는 충혼비를 비롯 석등, 돌계단, 석축 등 일제 잔재가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광산구 임곡동 용진산에는 일제가 파놓은 금광동굴 수십 개가 지금도 커다랗게 입을 벌리고 있습니다.
전남 완도에는 군청 주변 일대에 옛 경찰서장 관사를 비롯 상가와 여관, 창고, 병원, 상수도 시설에 이르기까지 일제강점기 건물들이 광범위하게 분포해 있습니다.
전남도 '전남 근대문화유산 조사 및 목록화사업'(2003.12) 자료에 따르면 완도군에는 일본인여관과 옛 완도경찰서장 관사 등 일본식 가옥을 비롯 당사도 등대, 창고, 상가 등 18건이 근대문화유산 목록에 포함돼 있습니다.
이밖에도 군청 주변 성내리, 주도리 일대에는 일본인이 운영하던 병원 건물과 상가 건물, 상수도 시설 등 다수가 남아 있어 일제강점기 흔적을 엿볼 수 있습니다.
특히 신기리 포구는 일본 어민들이 들어와 주낙으로 갯장어 고기잡이를 했던 곳으로 지금도 주민들 사이에서 '가마구미'로 불리고 있습니다.
'가마구미'는 만(灣) 형태를 이루고 있는 지형을 일컫는 일본말입니다.
이때 일본 어민 16가구가 들어와 일본식 주택을 짓고 생활했는데 집안에 욕조와 화장실까지 갖추고 살았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들 일본인은 70년대 중반까지도 마을을 방문해 인근 산에 있는 신사터를 찾아 참배했다고 주민들은 말합니다.
이밖에 지명에도 일본식 작명이 적용된 사례가 있습니다.
광주 동구 대의동(大義洞)의 이름은 광주법원이 있어서 대의(大義)를 밝히는 동네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광주 대인동(大仁洞)과 대의동(大義洞)이 일제강점기 대화정(大和町)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지명연구가 조강봉 씨는 "대화정의 대(大)와 인의예지신(仁義禮智信)의 글자를 조합해 대인동(大仁洞)과 대의동(大義洞)이라는 이름이 지어졌다"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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