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정도 천년 기념사업…옛 사마재 인근에 재현
광주목으로 복권 기념해 1451년 광주읍성 내 건립
양림동-광주공원과 연계 역사관광 자원 활용 기대
광주목으로 복권 기념해 1451년 광주읍성 내 건립
양림동-광주공원과 연계 역사관광 자원 활용 기대
전라도 정도 천년 기념사업으로 착수한 광주 대표 누정인 희경루(喜慶樓) 중건이 오는 6월 말 준공될 예정입니다.
광주·전남·북 3개 시·도는 지난 2018년 전라도 정도 천년을 기념해 문화역사적 가치가 높은 전통 건축물을 복원키로 했는데, 광주시는 조선시대 광주읍성 안에 있었던 희경루를 새롭게 짓기로 한 것입니다.
조선시대 객사에 딸린 누정인 희경루의 원래 위치는 동구 충장로 옛 광주우체국 자리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광주시는 ‘희경루 방회도’ 등 옛 문헌과 전문가 자문을 거쳐 광주공원 어린이놀이터(옛 사마재 터) 인근 신광교회 부지를 확보해, 공사를 시작한 지 약 4년 만에 마침내 희경루의 옛 모습을 재현하게 되었습니다.
1451년(문종 원년) 군수 안철석이 지은 희경루는 남북이 5칸, 동서가 4칸으로 그 넓고 훌륭하기가 조선에서 제일이었다고 전합니다.
세종 12년(1430) 광주읍민 노흥준이 목사 신보안을 구타한 사건이 있었고, 이 사건으로 광주목은 무진군으로 강등되었는데, 문종 원년에 다시 광주목으로 복권된 것을 기념해 ‘기쁘고 경사스럽다’는 의미로 ‘희경루’라 이름 붙였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일제강점기 광주읍성이 헐리면서 희경루의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희경루 방회도’가 동국대 박물관에 남아 있어 희경루의 옛 모습을 생생하게 엿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희경루 방회도’는 1546년 조선시대 과거시험 증광시 문·무과에 합격한 동기생 5명이 1567년 희경루에서 만나 모임을 갖고 이를 기념하여 그린 그림입니다. 모임 참석자는 광주목사 최응룡(崔應龍), 전라감사 강섬(姜暹), 임복(林復), 유극공(劉克恭), 남효용(南效容) 등입니다.
광주시는 희경루가 완공되면 광주문화재단에 관리를 맡겨 국악공연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누정 옆에는 관덕정이라는 활터가 있었다는 문헌 기록에 따라 활터를 조성할 예정입니다.
희경루는 주변을 조망할 수 있는 높은 곳에 위치해 멀리는 무등산, 가깝게는 충장로와 금남로를 내려다 볼 수 있는 뷰 포인트(view point)입니다.
뿐만 아니라, 희경루 주변에는 풍부한 역사문화 자원이 널려있습니다.
먼저 인근 양림동은 사직산과 양림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동남쪽 언덕배기에 자리한 전통주거지역으로 가장 핫(hot)한 관광지입니다.
근대기 광주의 부자들이 이곳에 집을 마련하거나 정자를 세웠는데, 그 가운데 최승효 가옥과 이장우 가옥은 광주시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에는 서양 선교사들이 들어와 광주 선교의 전초기지로 삼았던 곳입니다.
광주 사직공원에는 1914년 광주 갑부 정낙교가 지은 양파정이 있습니다.
가까이에 위치한 시민회관과 광주공원 일대에는 광주향교와 비림(碑林), 서오층석탑, 시비 등이 산재한 역사공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또 바로 앞에 흐르는 광주천변에는 석서정이라는 정자가 있고, 광주장터와 한말의병장 기삼연이 일본군에게 처형된 곳으로 알려진 광주교가 있습니다.
한마디로 희경루 일대는 광주의 근대와 현대의 역사가 고스란히 중첩되어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전통과 근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곳입니다.
이처럼 희경루는 사직공원 일원 양림동-광주향교 일원의 광주공원-광주천을 하나로 연결하는 광주역사벨트의 꼭짓점에 자리하고 있어, 광주 역사관광의 핫플레이스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향토사 연구자 김경수 박사는 “희경루의 원래 위치는 충장로 2가 옛 나라서적과 광주우체국 자리에 있었다”며, “희경루의 역사성을 살려 과거시험과 선비들의 풍류를 재현하거나 전통 공연장으로 활용하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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