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역주행' 사고..경찰 "60대 운전자, 브레이크 대신 액셀 밟아"

16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서울 시청역 역주행 사고는 운전자의 조작 미숙으로 발생했다는 경찰의 결론이 나왔습니다.

류재혁 서울 남대문경찰서장은 1일 수사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피의자 68살 A씨는 차량 결함으로 인한 사고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으나, 피의자의 주장과 달리 운전 조작 미숙으로 확인된다"고 밝혔습니다.

류 서장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가속장치·제동장치에서 기계적 결함은 발견되지 않았고 사고기록장치 또한 정상적으로 기록되고 있었다"면서 "EDR 분석에 따르면 제동 페달(브레이크)은 사고 발생 5.0초 전부터 사고 발생 시까지 작동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CCTV 영상과 목격 차량 블랙박스 영상에서도 충돌 직후 잠시 보조 제동등이 점멸하는 것 외에 주행 중에는 제동 등이 점등되지 않았다"고 부연했습니다.

경찰은 A씨가 사고 당시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액셀)을 밟았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류 서장은 "액셀의 변위량은 최대 99%에서 0%까지로 피의자가 (액셀을) 밟았다 뗐다를 반복한 것으로 기록됐다"고 말했습니다.

또 "사고 당시 피의자가 신었던 오른쪽 신발 바닥에서 확인된 정형 문양이 액셀과 상호 일치한다는 분석 결과도 나왔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이날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앞서 A씨는 지난달 1일 밤 9시 반쯤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을 하다 인도로 돌진했습니다.

이 사고로 9명이 숨지고 A씨 부부 등 모두 7명이 다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