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원(KAIST) 학위 수여식에서 졸업생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R&D 예산 삭감을 항의하다 퇴장당한 데 대해 카이스트 동문들이 대통령경호처를 고발했습니다.
카이스트 산업경영학과 96학번인 주시형 전남대학교 산업공학과 교수 등 26명은 20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경호처장과 직원 등을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폭행·감금죄 등으로 고발한다고 밝혔습니다.
고발인 대표인 주시형 교수는 "경호처 직원들은 말로 항의한 졸업생의 입을 막고 끌고 나가 체포하는 등 물리력을 동원해 집단 폭행했다"며 "헌법과 법률이 국가기관에 부여한 권한을 남용·과잉 행사해 국민의 기본권, 특히 신체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폭력 행위에 직접 가담한 대통령 경호처 직원들은 물론 지휘 책임이 있는 경호처장과 대통령이 이를 묵인·방조한 것은 아닌지 법에 따라 철저히 밝혀지고 이들이 합당한 책임을 지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고발대리인인 김동아 변호사는 "피해자가 대통령을 위해할 어떤 의사나 도구도 없이 단지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을 항의하기 위해 잠시 소리친 데 대해 국가 권력을 동원해 과도하게 제압한 국가 폭력 사건이다. 끝까지 책임을 추궁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앞선 지난 16일, 카이스트 졸업생 신민기 씨는 학위수여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R&D 예산을 복원하라"고 큰 소리로 말했다가 경호처 직원에 의해 행사장 밖으로 끌려갔습니다.
당시 SNS에는 학위복을 입은 경호처 직원들이 신 씨의 입을 막고 팔과 다리를 모두 들어 올려 끌고 나가는 모습이 공개돼 크게 논란이 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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