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응급실을 찾은 70대 환자가 치료를 받기 위해 장시간 대기하다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지난 13일 밤 8시 35분쯤 춘천에서 홀로 사는 74살 A씨가 119에 어지럼증, 두통 등을 호소해 15분여 만에 강원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습니다.
A씨가 강원대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을 당시 대기실에는 환자 19명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의료진은 중증도에 따라 위중한 환자를 우선 진료했고, A씨는 호소 증상에 따라 경증으로 분류돼 대기실에서 순서를 기다렸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는 병원을 찾은 지 7시간여 만인 14일 새벽 4시쯤 대기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습니다.
의료진은 미동 없이 대기실에 앉아 있는 A씨에게 다가가 상태를 살피던 중 심정지 상태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곧장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A씨의 심장은 다시 뛰지 않았습니다.
의료진은 앞선 밤 11시~새벽 2시까지 A씨를 세 차례 불렀지만 A씨는 대답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A씨는 같은 병원 흉부외과에서 지난 2일부터 입원 치료를 받고 13일 퇴원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병원 측은 "응급실에서 대기 중이던 환자가 말없이 그냥 귀가하는 경우도 적지 않아 처음에는 A씨가 병원을 벗어난 줄 알았다"며 "중증도가 1∼2등급으로 높게 분류된 환자였다면 진료 취소를 원해 귀가했어도 응급실에서 연락을 취했을 텐데, 경증 환자에게까지 일일이 연락하기에는 인력도 부족하고 사정이 여의치 않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A씨가 이상징후를 보였다면 즉시 조처를 했을 텐데 마치 보호자가 대기실에 앉아 쪽잠을 자는 것처럼 보였던 탓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보호자도 없었기 때문에 의료진도 A씨 상태를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렸던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찰은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한 한편 병원의 대처가 적절했는지 등 자세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사건사고 #응급실 #강원대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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