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광주광역시가 5·18 민주화운동 사적지 32곳을 보존·정비하는 중장기 사업 계획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적지 활용 방안을 세우지 않고 원형만 보존하는 데 그쳐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신대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1980년 5월 계엄군이 시민들을 끌고 와 고문했던 505보안부대 부지입니다.
이곳에 역사공원을 조성하려던 사업은 지난해 1월부터 일시 중단됐습니다.
설계상 사적지 일부 훼손이 불가피한 상황인데, 문화재 변경 심의가 통과되지 않아 섭니다.
옛 국군병원 건물도 방치되고 있습니다.
다음 달 화정근린공원이 들어서지만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 스탠딩 : 신대희
- "5·18 당시 고초를 겪은 시민들이 치료받았던 옛 광주 국군 통합병원은 폐건물 상태로 방치될 전망입니다."
80년 당시, 총에 맞거나 칼에 찔린 부상자를 치료했던 옛 적십자병원의 보수 공사도 착공 시점이 불투명합니다.
5·18구묘역 내 시민 친화공원 마련과 옛 광주교도소 민주·인권 기념파크 조성도 기약 없이 미뤄졌습니다.
모두 예산 확보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입니다.
광주시는 협의 주체인 5·18 공법단체 지도부가 구성되지 않아 사적지 활용 방안을 정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습니다.
▶ 싱크 : 광주광역시 관계자(음성 변조)
- "시의 재정만으로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여건이다 보니까요. (5·18은 국가폭력인 만큼 사적지 관리를) 국가적인 사업으로 좀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저희 시 방침이고요."
하지만 오랜 전부터 지적돼 온 문제로, 광주시의 안이한 행정이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 인터뷰(☎) : 정다은 / 광주광역시의회 5·18특별위원장
- "사적지 관리가 엉망이라는 것은 제가 말한 것만으로도 2년 가까이 지났어요. 내실 있게 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서 전체적인 그림과 체계 하에서 사업들이 추진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5·18민주화운동 44주년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80년 당시 역사의 현장은 무관심 속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KBC 신대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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