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한국 문화가 낯선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쳐주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바로 '외국인 노동자 지원센터' 입니다.
광주를 포함해 전국 9곳에서 운영되고 있는데, 정부가 내년부터 이들 센터에 대한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밝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조윤정 기잡니다.
【 기자 】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외국인 노동자 지원센터입니다.
지난 2014년 설립된 센터는 통역 서비스는 물론 한국어 교육과 노무·법률 상담까지 제공하고, 사업주와 외국인 노동자 사이의 원활한 소통을 도와주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광주·전남 전체를 관할하고 있는만큼, 한해 동안 이곳에서 상담을 받는 이들만 2만 명이 넘습니다.
▶ 인터뷰 : 트리샤 / 외국인 노동자
- "최근 직장을 잃어서 오게 됐어요. 직원들이 매우 잘 지원해 주고 도와줍니다."
외국인 노동자들의 '귀'와 '입'이 되어주는 중요한 공간이지만, 당장 내년부터 문을 닫아야 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고용노동부가 전국 센터들을 상대로 내년도 예산을 전액 삭감하겠다고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매년 6억 여원의 지원금을 받던 광주 센터 역시 당장 내년부터 예산을 받을 수 없게 됐습니다.
▶ 인터뷰 : 김소연 / 네팔어 상담원
- "외국인에게 도움 주는 센터 같은 곳이 없어지면 외국인들이 많이 힘들어할 것 같아요. 본인들이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없으니까.."
센터가 하던 일을 각 지역노동청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나눠 맡기겠다는 게 정부 방침인데,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큽니다.
특히 대부분 노동자가 일을 쉬는 일요일에 센터를 찾는데, 평일만 문을 여는 관공서가 이 역할을 대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겁니다.
▶ 인터뷰 : 한재동 / 광주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교육운영팀장
- "쉬면서 본인이 찾아가서 상담하거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일요일에 센터가 오픈하기 때문에 지금 고용노동부에서 원하는 산업인력공단이라든지 지방 고용노동청은 할 수가 없죠. (지원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 합니다. 안 하겠다는 취지로밖에 볼 수가 없어요."
올해 6월 기준 광주·전남 지역 내 외국인 노동자는 3만 여명.
여기에 정부가 지난 8월 외국인 고용 제한을 대폭 완화하겠다고 밝혀 앞으로 그 수는 더 늘어날 예정이지만,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정책은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모양샙니다. KBC조윤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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