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무장반란을 중단한 러시아 바그너 그룹의 수장 예브게니 프리고진의 입지가 축소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26일(현지시각) 영국 BBC방송은 텔레그램 등의 온라인 메신저를 분석해 포착한 바그너 조직원 내의 싸늘한 분위기를 보도했습니다.
팔로워가 수십만 명에 달하는 텔레그램 채널의 메시지에서는 바그너 조직원과 그 가족을 포함해 그동안 바그너 그룹을 지지해 온 전쟁 지지론자의 불만이 속속 목격됐습니다.
이들은 바그너 그룹이 모스크바 진군을 멈추고 반란 때 점령한 남부 도시 로스토프나노두에서 철수한 데 격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바그너 용병이라고 주장한 한 인물은 "프리고진이 스스로 바그너 그룹을 파괴했다", "몰상식하고 무의미한 반란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부대원들의 가족이 사용하는 대화방에서도 "용병들이 그냥 배신당한 것", "프리고진은 이번 일을 하지 말았어야 했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텔레그램은 바그너 용병들과 러시아 전쟁 지지자들이 검열에 구애받지 않고 애용해 온 소셜미디어로, 전황을 알리고 여론전을 펼쳐온 곳인 만큼 조직 내 분위기를 읽는 수단으로 주목됩니다.
앞서 프리고진은 바그너 그룹이 국방부에 통폐합될 위기에 몰리자 지난 24일 군 수뇌부를 겨냥해 봉기를 일으켰다가 하루 만에 중단하고 벨라루스로 망명하기로 했습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바그너 용병들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면서 벨라루스에 따라가든지 귀가하든지 국방부와 계약하든지 마음대로 하라고 통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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